환율 장중 1400원 돌파..'V'자 상승 보일까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2009.02.03 15:27
글자크기

외환당국 개입 눈치, “단기 1300원대 머물 듯”

-2월 환율, 연말종가 저점으로 ‘V’자형 상승세
-지난해 고점 1513원, 1400원 무너진 뒤 5일 만에 도달
-악재에 적응된 장.. 방어적 자세면 1300원대 머물 것

3일 환율이 올해 처음으로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마이너스 성장 전망과 수출급감의 여파로 원화가 갈수록 약세 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1월과 달리, 역외의 공격적인 달러 수요가 크지 않고, 외환당국이 1400원 선에서 환율 상승세를 경계해 2월 중 1400원 선 돌파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급등한 1400원에 개장했다. 환율 1400원대는 지난해 12월9일(1447원) 이후 34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3개월간 환율은 지난 연말종가(12월30일, 1259.5원)를 저점으로 ‘V’자를 그리고 있다. 올해 22거래일간 원/달러 환율은 130.5원이나 상승했다.



관건은 환율이 1400원을 넘느냐 여부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넘으면 급격한 속도로 상승해 1500원까지 넘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11월24일(1513원) 환율은 1400원선이 뚫린 지 5일 만에 도달했다. 환율 변동폭이 컸기 때문이다. 1월 일평균 환율 변동폭은 15.56원이다. 40원 이상 변동한 적도 2차례나 된다. 환율이 1400원을 넘기면 기술적으로 5∼6일만에 1500원을 넘을 수도 있다.

이날 환율이 1400원을 찍은 것은 2일(현지시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1개월물 선물환 환율이 1405원에 거래를 마친 영향이 컸다. 이날 미국 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주는 ‘배드뱅크’ 설립이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 금융계가 불안해 졌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자 역외환율이 4일 연속 불안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한 조찬강연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을 내비쳤고, 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성장률을 마이너스(-) 4%로 제시한 것도 환율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소다. 2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지난 1월 중 수출이 크게 줄면서 환율상승 압력을 높였다.


A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400원선에 대한 외환당국의 경계가 강해 환율이 쉽게 1400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이날 개장가는 오히려 1400원을 테스트 해봤지만 달러수요가 잘 붙지 않더라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부정적인 지표들이나 뉴스가 많은데 비하면 지난 4거래일간 환율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며 “외환시장이 악재에 둔감해졌고, 이미 원화가 크게 절하돼 추가 절하 여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C 선물사 외환전문가는 “국내 수급요인이 줄어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동향에 환율이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방어적으로 대외 충격에 견디는 장세가 유지된다면 환율이 1300원대 하단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