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점 1513원, 1400원 무너진 뒤 5일 만에 도달
-악재에 적응된 장.. 방어적 자세면 1300원대 머물 것
3일 환율이 올해 처음으로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마이너스 성장 전망과 수출급감의 여파로 원화가 갈수록 약세 쪽으로 기울고 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급등한 1400원에 개장했다. 환율 1400원대는 지난해 12월9일(1447원) 이후 34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3개월간 환율은 지난 연말종가(12월30일, 1259.5원)를 저점으로 ‘V’자를 그리고 있다. 올해 22거래일간 원/달러 환율은 130.5원이나 상승했다.
이날 환율이 1400원을 찍은 것은 2일(현지시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1개월물 선물환 환율이 1405원에 거래를 마친 영향이 컸다. 이날 미국 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주는 ‘배드뱅크’ 설립이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 금융계가 불안해 졌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자 역외환율이 4일 연속 불안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한 조찬강연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을 내비쳤고, 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성장률을 마이너스(-) 4%로 제시한 것도 환율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소다. 2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지난 1월 중 수출이 크게 줄면서 환율상승 압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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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400원선에 대한 외환당국의 경계가 강해 환율이 쉽게 1400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이날 개장가는 오히려 1400원을 테스트 해봤지만 달러수요가 잘 붙지 않더라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부정적인 지표들이나 뉴스가 많은데 비하면 지난 4거래일간 환율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며 “외환시장이 악재에 둔감해졌고, 이미 원화가 크게 절하돼 추가 절하 여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C 선물사 외환전문가는 “국내 수급요인이 줄어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동향에 환율이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방어적으로 대외 충격에 견디는 장세가 유지된다면 환율이 1300원대 하단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