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한해를 지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주식시장은 2008년의 악몽을 뒤로하고 희망의 꿈을 조금씩 품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9년이 시작되고 1개월 지난 시점에서 한국증시는 연초대비 코스피가 3.35%, 코스닥이 9.89% 상승하며 -8.84%의 다우존스지수와 -6.38%의 나스닥의 마이너스 수익률과는 디커플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각국 정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랠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최악의 4분기 실적들에 대한 실망과 충격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역실적 장세 국면이라는 것이 냉철한 현실 인식일 것이다. 따라서 유동성장세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보여 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랠리가 모두의 예상보다 일찍 올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기억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증시의 홀수해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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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홀수해다. 1998년 이후로 한국증시는 1년을 주기로 이상한 홀짝 징크스에 시달려 왔다. 바로 짝수해는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홀수해는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그것이다. 코스피지수는 1998년 IMF 외환위기로 인해 277.37포인트라는 저점을 기록했으나 1999년에는 전 세계적인 닷컴버블에 편승해 언제 IMF 사태를 겪었냐는 듯이 1000포인트를 두차례에 걸쳐 돌파했다.
그러나 닷컴버블이 꺼진 2000년 다시 500포인트까지 코스피지수는 반토막 나고 만다. 버블붕괴의 충격이 가시지 않던 2001년 하반기부터 2002년 월드컵 때까지 코스피지수는 463.54포인트에서 943.54포인트로 이렇다 할 조정 없이 올라가는 대세상승을 기록하지만, 2002년에 터진 카드채사태로 인한 소비불황의 여파로 2003년 초 512.3포인트까지 다시 폭락하고 만다. 그러자 한국증시는 5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 사이에 갇힌 거대한 박스에 비유되며 '500에 사서 1000에 팔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한다.
2003년 카드채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코스피지수는 다시 939.52포인트까지 상승한다. 그러나 2004년 719.99포인트까지 조정을 받은 후 대망의 2005년을 맞이하게 된다. 2005년는 한국 증시에서 역사적인 해였다. 1000포인트를 돌파하며 거대한 박스권에서 탈출했을 뿐 아니라 전고점까지 돌파하면서 한국 증시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짝수해인 2006년은 아니나 다를까 지루한 조정장세가 연출됐고 2007년은 적립식펀드의 급팽창과 중국관련주의 급등을 중심으로 2000포인트를 돌파하는 신기원을 연출하게 된다. 그 후 짝수해이자 최악의 해였던 2008년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3년간의 상승분을 단기간에 반납하고 만다. 10년간의 이러한 한국증시의 홀짝 징크스를 고려한다면 2009년은 홀수해로서 상승추세로의 전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1998년 이후 종합주가지수 일봉차트, 대신증권 HTS
여러 가지 거시 변수 중 한국증시에 가장 중요한 'Key Factor'는 환율일 것이다.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고, KIKO계약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몰락, 환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 등을 고려하면 국내증시에 환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08년 8월 이후 환율과 주가변동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를 보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반으로 접어 그린 듯 상하 대칭의 모양이 나타난다.
↑환율과 주가추이, 대신증권 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