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홀로 상승..지표·금융 부담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2.03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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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등 뒷걸음, 금융구제 발표 지연..반도체주는 강세

'사상 최악의 1월'을 보낸 미 증시가 2월 첫 거래일에도 산뜻한 상승탄력을 보이지 못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64.11포인트(0.80%) 하락한 7936.75로 마감했다. S&P500 지수 역시 0.45포인트(0.05%)하락한 825.43의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18.01포인트(1.22%) 상승한 1494.43을 기록했다.

개장전 개인소비가 6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3대 지수가 하락출발했다.
원자재 관련주와 제네럴 일렉트릭 보잉 등 대형 제조업체와 메이시 등 유통업체 주가가 약세를 주도했다.



지난주에 이어 부정적인 경기지표가 이어진데다, 금융구제 방안 발표가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는 등 금융권 정상화에 대한 우려도 확산됐다.

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전달보다 개선되고 전문가 예상치보다도 높게 나타나면서 지수 하락에 브레이크 역할을 했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나스닥지수는 일찌감치 상승세로 돌아서는 강세를 보였다.

◇ 기술주 강세..금융주는 약세권

반도체주 강세가 투자심리를 지탱하고 나스닥을 상승세로 반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미 반도체협회(SIA)는 이날 지난달 반도체 매출이 22% 감소하고, 지난 한해 반도체 매출도 2.8% 감소한 2480억달러에 그쳐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고 발표했다. 올해도 반도체 매출이 5.6%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5.6% 상승했으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5% 급등하는 등 칩 메이커들이 강세를 보였다.
AMD 이날 전분기 역시 예상보다 낮은 매출액과 적자전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0.3% 강보합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경기가 바닥권에 도달했고, 관련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점이 저가 매수세를 불러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주 강세 여파로 마이크로소프트 4.5%, 선마이크로 시스템 2.3% 등 정보 기술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씨티와 골드만삭스 각각 2.5% 상승하는 등 분전했지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8.68% 급락하고 J.P모간도 1.22%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재무부는 이날 금융기관 구제방안이 다음주 발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행정부가 금융시장 규제와 관련한 광범위한 조치들을 밝힐 것"이라고 밝혀 정부가 은행 구제금융에 대한 대가로 보다 엄격한 조건을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주에 부담이 됐다.



이날 부진한 실적 전망과 더불어 7000명 감원, 배당 삭감 등 구조조정을 발표한 미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도 4% 하락했다.

◇ 유가, 40달러 턱걸이..파운드 급락

미 경기지표 부진으로 국제유가가 2주만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60달러(3.8%) 떨어진 40.08달러를 기록했다. 종가기준으로는 39.83달러까지 떨어졌던 지난달 20일 이후 최저수준이다.

소비와 소득 감소로 인해 에너지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심리가 유가하락세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엔화가치가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이어갔다.
영국 금융권 부실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지면서 파운드화는 급락했다.



오후 3시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20센트(0.16%)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283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88% 급락(달러 가치 상승)한 1.426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말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추가 부실 우려를 이유로 영국의 바클레이 은행에 대한 투자등급을 Aa1에서 Aa3로 두단계 하향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계 금융기관에 대한 추가 등급 하향 우려가 확산됐다.

달러 인덱스는 전날에 비해 0.1% 상승했다.



◇ 제조업 지표 개선 불구, 소비-지출 악화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방향이 엇갈렸지만, 투자자들은 악재에 더 주목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개인소비가 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서 발표된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 -0.9%를 하회하는 수치다. 앞서 11월에는 0.8% 줄어들었다. 이에따라 개인소비는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2월 개인소득은 0.2% 줄어들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개인소득이 3개월 이상 연속으로 감소한 것은 지난 1954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로 향후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35.6을 기록, 전문가 예상치 32.5를 상회했다. 1월 지수는 전달 발표치도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제조업지수는 32.9를 나타냈다.



신규주문 감소가 4개월래 처음으로 둔화되며 제조업지수가 당초 예상보다 호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1월 ISM 신규주문 지수는 33.2를 기록, 전달 23.1을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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