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4년 특허전쟁 마치고 상한가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9.02.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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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日 니치아와 특허 크로스라이선스 체결.. 시총6위와 격차 좁혀

서울반도체 4년 특허전쟁 마치고 상한가


2일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8위업체이던 서울반도체 (8,490원 ▲10 +0.12%)가 4년간의 특허전쟁을 마치고 상한가를 기록, 시총순위 7위에 올랐다. 시총이 하루만에 무려 915억원 늘어났다.

서울반도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발광다이오드(LED) 생산업체. 이 분야 국내 1위이자 세계 6위이다. 세계 1위인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이하 니치아)과 4년간의 지리한 특허전쟁을 벌여온 끝에 마침내 서로의 특허를 인정해주기로 하는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했다는 소식을 머니투데이가 단독보도, 주가가 치솟았다.



양사는 라이선스 체결에 따라 지난달 29일 한국 일본 미국 영국에서 진행 중인 30건 안팎의 LED 특허 분쟁을 모두 취하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다만 독일에서 진행 중인 소송은 판결이 임박한 만큼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서울반도체 측은 "양사가 윈-윈하기 위해 독일을 제외한 모든 특허소송을 마무리 짓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서울반도체의 LED 사업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라이선스 체결에 따라 서울반도체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매해 소송 비용으로 쓰던 200억여원을 이익으로 계상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소송비용이 300억원 가량에 달한다. 지난 4년간 세계 5개국에서 니치아와 특허전쟁을 치르며 소송 비용으로만 5000만 달러 이상을 썼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254억원, 176억원에서 각각 76억원, 69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홍정모 키움증권 연구원은 "라이선스 체결로 법정 비용을 걱정할 일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서울반도체 제품을 꺼렸던 클라이언트(고객)들이 돌아올 수 있는 길도 열렸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원은 "서울반도체의 가치를 올려주는 핵심은 교류 LED 광원인 아크리치"라고 지적하고 "이 제품이 특허에서 자유로울 경우 더욱 호평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크리치는 서울반도체가 독자 개발한 제품이다. 반도체는 직류에서 작동하지만 모든 조명 시스템은 교류로 작동된다. 따라서 직류를 교류로 변환해주는 별도의 인버터가 필요하지만 아크리치는 교류에서 작동되도록 칩이 설계돼 인버터가 필요 없다. 지난해 지식경제부로부터 '2008 대한민국 기술대상' 은상을 수상하며 10대 신기술에도 뽑혔다.



일본 니치아가 서울반도체와의 지루한 법적 공방을 끝내고 손을 잡은 이유는 뭘까.
우선 4년여에 걸쳐 약 30회에 이르는 '전투'를 치렀지만 아직 승자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고 있다. 두 기업들이 소송전에 체력을 허비하는 사이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미국 크리, 독일 오스람 등 경쟁자들이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는 사실도 양사로서는 간과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LED 특허들이 상당수 1990년대 초반 등록돼 2~3년 후인 2010년께 권리가 소멸되기 때문에 전쟁으로 얻을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서울반도체 특허전쟁 종료 소식에 국내 LED 업계도 한숨을 내쉬었다. 업계는 서울반도체가 소송에서 패할 경우 국내 LED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니치아의 공세가 보다 거세질 것으로 전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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