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니치아 합의, LED 업계 '숨통 튼다'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9.02.0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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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반도체-소송비용 절감, 신규고객 확보..타 업체 후방효과 기대

서울반도체 (8,490원 ▲10 +0.12%)가 일본 니치아와 4년간 끌었던 특허 분쟁을 끝내고 최근 크로스라이센스를 체결함에 따라 이 회사는 물론 국내 LED 산업 전반이 성장 탄력을 받게 됐다.

우선 서울반도체로서는 라이센스 체결에 따른 소송 취하로 막대한 소송 비용을 줄이게 돼 이익률 두 자릿수를 회복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2007년 매출액 2501억에 영업이익 254억, 순이익 176억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액 2059억에도 불구,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6억, 69억으로 급감해 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세계 5개국에서 지난 4년 동안 30여건 안팎의 소송을 진행하면서 소송 비용으로만 50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해 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최현재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반도체는 소송 비용으로 연간 200억원 가량을 써 왔고 지난해는 300억원 가까이 썼다"며 "(소송)비용이 없어지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이익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거래선 확보를 위한 마케팅 능력도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홍정모 키움증권 연구원은 "법정 비용을 걱정할 일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 그동안 서울반도체 제품을 꺼려했던 클라이언트(고객)들이 돌아올 수 있는 길도 열렸다"고 평가했다.


홍 연구원은 "서울반도체 밸류에이션의 핵심은 이 회사가 만들고 있는 아크리치"라며 "이 제품이 특허에서 자유로울 경우 더욱 호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크리치는 서울반도체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교류 전원용 LED로 별도의 인버터가 필요 없고 지난해에는 지경부로부터 '2008 대한민국 기술대상' 은상을 수상하고 10대 신기술에도 선정됐다.



이번 크로스 라이센스 체결은 서울반도체는 물론 국내 LED 산업에도 일정 부분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국내 LED 업계는 서울반도체를 니치아 특허 공세의 '출발점'으로 평가해왔다. 서울반도체가 세계적인 영업망을 갖춘 데다 매출 규모가 커서 '먼저 매를 맞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실제 니치아는 앞서 2006년 삼성전자에도 서면으로 LED 특허 경고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서울반도체가 소송에서 패할 경우 국내 LED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니치아의 공세가 보다 거세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해왔다. 하지만 이번 특허협상 타결로 니치아의 특허공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서울반도체가 니치아의 공세를 받기 시작한 건 매출 규모가 크고 영업망이 세계에 두루 있기 때문인 점이 크다"면서도 "다른 기업들에 소송을 제기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일단 국내 업계가 다소 안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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