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까?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2009.02.0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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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세계적 복합쇼핑몰" vs. 전문가 "투자 과도해 수익성 낮아"

신세계 (154,900원 ▼1,300 -0.83%)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복합쇼핑몰' 사업인 부산 센텀시티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 및 부산 지역 경제상황에 비해 투자금액이 과도해 당장 기대할 수 있는 수익효과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1일 유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3월 부산 해운대에 총면적 약 12만5000㎡(3만8000여평)의 복합쇼핑몰인 센텀시티점을 연다. 신세계는 백화점 뿐 아니라 영화관, 아이스링크 골프 및 스파시설 등 위락 시설을 총망라해 센텀시티점을 '세계적 수준'의 복합 쇼핑센터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또 앞으로 4000억원 정도를 더 투입해 센텀시티점 인근 부지에 사무실 건물 등 대단위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복합쇼핑몰을 포함해 전체 투자규모가 모두 1조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신세계 관계자는 "부산지역의 소득 수준은 서울에 비해 약 87% 정도이나 백화점은 현재 4곳 밖에 없다"며 "센텀시티를 비롯해 앞으로 2곳이 더 생긴다 해도 서울지역(백화점 상위3사 기준 12곳)에 비해선 성장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센텀시티점이 부산 지역의 쇼핑 명소로 자리매김하면 기존 부산 지역 상권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외국 관광객까지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널 "센텀시티, 투자규모 대비 수익성 낮아"=그러나 증권업계 및 유통업계에서 보는 센텀시티점의 수익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부산지역의 백화점 시장규모에 비해 투자가 너무 과도해 수지를 맞추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의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부산의 전체 백화점 시장 규모는 현재 약 1조2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센텀시티점이 경쟁사의 매출을 빼앗아 오고 개점 효과로 신규 고객을 어느 정도 창출한다 하더라도 당장 수익성을 확보할 만한 수준의 매출까지는 기대하긴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백화점의 자금 조달 금리는 연 6∼8%대이므로 복합쇼핑몰 투자액 6000억원의 이자만 따져도 단순계산으로 연간 약 360억원∼480억원에 달한다. 8%에 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세계의 올해 영업이익률을 감안하면 기타 고정비용은 고사하고 자칫하면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는 센텀시티의 첫해 매출 목표를 약 4000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 따라서 "이 정도 수준의 매출액에서 나오는 영업이익만으로는 신세계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개점 2,3년간 수익성 측면에서 고전은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으나, 센텀시티점은 단기적인 수익성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의 성장동력 차원에서 시행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복합쇼핑몰에서 부대 위락 시설은 고객을 끌어 모으는 데에는 도움이 되나 수익성 자체는 높지 않다. 주 수익원은 아무래도 백화점이 될 것"이라며 "최근 경기 상황이나 극도로 침체된 부산지역의 경제 상황을 볼 때 센텀시티점이 신세계의 실적에는 당분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부산지역 상권 과대 평가"=유통업계에서도 신세계의 센텀시티점 투자에 대해 부산지역 상권을 과대평가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경기나 극도로 침체된 부산 지역의 경제상황까지 감안하면 투자규모가 상대적으로 과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실상 부산지역의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 수준은 서울의 60%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운대 신도시를 포함해 인근 배후 지역의 인구가 약 50만 명에 달하지만, 해운대가 시 외곽인데다 교통도 불편해 시내 상권을 잠식하는 등 신규 고객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보통 백화점은 투자 회수기간을 5년으로 잡는데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경우엔 이보다 훨씬 더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유통업체의 고위관계자도 "부산에 처음 진출하는 신세계로선 롯데의 인기가 높은 부산 지역의 정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더구나 해운대 등 부산 지역의 전반적인 아파트 미분양 문제도 심각해 영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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