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오바마 "월가 보너스 몰염치"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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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트너 동반 강경·직설 회견… 작년 월가 보너스 200억불

'버럭' 오바마 "월가 보너스 몰염치"


"무책임의 극치, 부끄러운 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월가의 몰염치한 보너스 지급에 대해 직설적인 분노를 터뜨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경제를 제대로 다시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보여야 할때"라며 "월가 기업들의 보너스는 무책임의 극치(height of irresponsibility)"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비공개 회의를 갖기에 앞서 예정없이 카메라앞에 섰다. 가이트너 장관을 대동하고 나타난 그는 월가가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해에도 200억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은 부끄러운 일(shameful)"이라고 개탄했다.





특히 "월가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제심(discipline)을 보여야 한다"며 직접적으로 최고경영자들에게 화살을 날렸다.

그는 가이트너 장관을 가리키며 "그는 한 금융기관이 수천만달러짜리 제트기를 사려는 것을 못하도록 했다"며 최근 씨티그룹의 사례를 직접 거론한뒤, 월가의 '무절제'를 바로잡기 위한 감독 체계를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분노를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월가 보너스에 대한 자신의 격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직접 목소리를 높이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게 내가 그들에게 직접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새삼 월가 보너스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은 전날 발표된 뉴욕주의 월가 보너스 통계가 계기가 됐다.
뉴욕주 회계감사관은 지난해 월가의 보너스 지급액이 18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규모로는 전년 대비 44%, 1인당 지급액(11만2020달러)은 36.7% 줄어든 것이긴 하지만 다우지수가 1만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던 2004년과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월가 금융기업들은 35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TARP) 7000억달러를 포함, 1조달러가 넘는 공공자금이 금융시장에 쏟아부어지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3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월가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던 시기와 비슷한 규모의 보너스를 챙겨간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인들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다.



크리스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도 이날 "(월가의 보너스는)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다"며 "재무부는 월가의 보너스를 회수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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