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장기국채 매입 준비"의 의미는?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2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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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검토중'→'매입준비'… 부작용 우려로 당장 실행 어려울 듯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8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현행 0∼0.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이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밝힌 성명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장기 국채 매입.



연준은 성명에서 "민간 신용시장 상황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 장기 국채를 매입할 준비가 돼 있다(prepared to purchase longer-term Treasury securities)"고 밝혔다.

장기 국채 매입은 연준이 동원할 수 있는 마지막 '무기'라고 볼수 있다.
중앙은행이 장기국채(만기 1년이상)를 매입하게 되면 장기금리를 하락(채권가격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단기 자금시장의 기준금리뿐 아니라 장기금리까지도 직접적으로 초저금리 상태로 유지시킬수 있다는 의미이다.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에 월가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국채 매입에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를 예의 주시해왔다.

연준은 지난 12월 FOMC 성명에서도 장기국채 매입가능성을 언급했었다.
당시 성명은 "장기국채 매입의 잠재적 효과를 검토하고 있다(The Committee is also evaluating the potential benefits of purchasing longer-term Treasury securities)"라고 표현했지만 이번 성명에서는 '매입할 준비가 돼 있다(prepared to purchase)'고 표현, 적극성의 수위가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평가할수 있다.

그렇다고 당장 연준이 장기국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이날 연준 FOMC 성명 직후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10bp 상승(가격하락)하는 등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도 연준이 아직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류후규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장은 "장기국채 매입은 사실상 정부가 시장의 금리 결정 메커니즘을 유보시키고 직접 금리를 결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중앙은행으로서는 지극히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장기국채 매입에 나설 경우 투자수익률 하락을 우려한 외국 자본이 미 국채 수요를 급격히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금리가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다 막대한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미국정부로서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날 연준의 언급은 '필요하다면 어떤 조치든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좀더 강경하게 표현한 수준 정도로 이해되고 있다.

연준은 이미 기업어음과 정부 보증기관의 모기지 증권을 매입하고 있으며 AAA등급 소비자 대출 관련 증권매입도 조만간 개시할 예정이다.
연준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이같은 기존의 유동성 공급 기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리치먼드 연은의 제프리 랙커 총재는 연준이 다른 자산을 매입하는 대신 즉각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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