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안철식 차관, 수출감소로 스트레스 받아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1.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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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무역수지 30-40억불 적자 우려.. 안 차관, 수출증대 고심하다 숨져

28일 숨진 고(故) 안철식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올 들어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수출로 큰 스트레스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소 책임감이 투철한 안 차관이 수출 급감을 해소할 방안을 찾느라 고심하다 돌아가신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지경부 2차관의 주요 임무는 에너지·자원과 무역·투자 등 크게 2가지다. 1차관이 산업·지역경제와 인사 등 내부 살림살이를 맡는다면 2차관은 대외업무를 전담하도록 업무분장이 이뤄져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져 수출 감소, 투자 부진 등 경기가 빠르게 냉각되면서 최근 2차관의 부담이 가중됐다. 특히 지난해 11, 12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수출이 올 들어 급감하면서 안 차관이 노심초사 한 것으로 알려졌다.

1월19일 현재 수출은 약 35% 감소했고, 이대로 갈 경우 1월 무역수지가 30-40억 달러 가량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인 경기위축과 함께 설 연휴에다 GM대우, 쌍용차 등 대기업의 조업중단까지 겹쳐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1.19 개각을 통해 2차관에 임명된 안 차관은 취임 직후부터 수출 관련 업무에 몰두했다고 한다. 22일에는 민간합동으로 총력수출지원단을 출범시켰고, 29일로 예정된 청와대 수출상황 보고에 몰두했다.

숨지기 전날인 27일에도 과천 청사로 출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주재 수출 대책 회의에 참석 했고 수출 대책을 논의하다 오후 늦게야 퇴근하는 등 숨지기 직전까지 수출 관련 자료에서 손을 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투자 분야에 생소했다는 점도 안 차관에게 큰 부담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동력자원부로 공직에 입문한 안 차관은 원자력산업과장, 가스산업과장, 에너지산업심의관, 에너지자원실장 등 에너지·자원 부서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이번 개각 당시 차관 후보 물망에 오른 지식경제부 1급 공무원 중 에너지 분야에서 대체상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경기침체 속에 비중이 커진 수출·수입 등 무역과 투자 분야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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