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오피스시장에 워크아웃 기업들의 빌딩들이 공급되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건설사들이 자구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내놓은 것들이다.
↑우림빌딩 전경
이들 빌딩은 '프라임급 오피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강남대로변이나 역세권에 접해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부동산리츠나 펀드의 매입 타깃인 '프라임 오피스' 대접을 받으려면 도심이나 테헤란로에 위치하면서 연면적이 3만3000㎡를 넘어야 한다.
월드메르디앙빌딩(지상 7층) 사정도 다르지 않다. 월드건설 측은 800억원대에 내놨지만 매수세는 500억원 이하 가치로 보고 있다.
한 오피스 투자전문가는 "유동성위기를 겪는 건설사들의 자구계획용 건물이라고 해 값이 쌀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러나 건설사들이 아직도 비싼 가격을 부르고 있다"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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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호가 차이에 대해 건설사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채권단이 담보평가액 이하의 매각을 반대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월드건설은 사옥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600억원, 후순위로 200억원 등 80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다. 최소 이 가격 이상에 팔아야 채무를 청산할 수 있는 것이다. 2~3년전 빌딩 몸값이 치솟으면서 담보가치도 덩달아 높아진 탓이다.
풍림빌딩의 절반인 11~20층을 소유한 풍림산업 역시 950억원의 담보대출을 갖고 있어 이 이상 매각을 희망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결국 채권단의 채무 재조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거래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