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황인종 함께" 오바마 가족사진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22 07:45
글자크기

美 최초 다인종 퍼스트 패밀리, '다양성' 상징

많은 사람들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내지는 흑인(케냐)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의 '혼혈 대통령'으로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의 가족은 흑·백 뿐 아니라 아시안 즉 황인종까지 어우러진 말 그대로 '글로벌 패밀리'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실은 한장의 오바마 대통령 가족사진은 "이정도는 돼야 '지구촌 한 가족'이라는 말을 할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오바마의 인도네시아계 이부(異父)여동생인 마야 소에토로의 2003년 12월 결혼 기념 사진에는 오바마 부부와 그들의 두 딸(이상 흑인), 오바마의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백인), 마야의 남편인 중국계 콘라드 NG와 그의 부모 및 동생(이상 황인종)이 활짝 웃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한 어머니를 통해 이부여동생 마야를, 케냐인 아버지를 통해 케냐인 이복 누나가 있다. 물론 그의 친할머니는 케냐인으로 현재도 가족 뿌리의 고향을 지키고 있다.



↑마야 소에토로 결혼 기념사진. (왼쪽부터) 오바마와 두딸, 오바마의 이부동생 마야 소에토로,  오바마의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 마야의 남편인 중국계 콘라드 NG와 그의 부모 및 동생, 미셸 오바마. (출처=NYT)↑마야 소에토로 결혼 기념사진. (왼쪽부터) 오바마와 두딸, 오바마의 이부동생 마야 소에토로, 오바마의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 마야의 남편인 중국계 콘라드 NG와 그의 부모 및 동생, 미셸 오바마. (출처=NYT)


이 사진은 백인 앵글로색슨 청교도(WASP)가 주류를 이루는 사회에서 든든한 가문이나 유산도 없이 맨손으로 대통령자리에까지 오른 오바마의 인생 역정을 대변하는 듯 하다.

멀리는 보다 나은 삶을 찾아 미지의 대륙을 찾아나선 선대들에서, 가깝게는 부모의 사별과 재혼으로 인해 가계의 인종구성이 이처럼 다양해졌다.
가족들의 출생지나 근거지도 미국 뿐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 이르기까지 퍼져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종적으로)확장된 퍼스트 패밀리의 다양한 얼굴들(Nation's Many faces in Extended First Family'라는 1면 기사에서 "그동안 미국사회의 인종은 급격히 다양해졌지만 대통령 가족들은 늘 백인이었다"고 돌이켰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등장으로 백인 청교도 일색이던 미국 대통령 가족의 모습이 딴판으로 바뀌게 됐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 및 조상들의 출신 및 근거지를 나타낸 NYT 그래픽. 북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4개 대륙에 걸쳐 있다.↑오바마 대통령 가족 및 조상들의 출신 및 근거지를 나타낸 NYT 그래픽. 북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4개 대륙에 걸쳐 있다.
오바마 대통령 일가는 인종만 다양한게 아니라 종교도 회교도, 유대교, 기독교 등으로 분화돼 있다. 이들이 쓰는 언어도, 영어 불어 인도네시아어 광둥어 독일어 히브루어 스와힐리어 심지어 사우스 캐롤라이나 지역 흑인 사투리인 '걸러(Gullah)'에 이르기까지 제각각이다.



'멜팅 폿(melting pot)' 혹은 '샐러드 바'라고 불리는 미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인 '다양성(Diversification)'을 인정하고 지켜내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누구보다 적임자인 셈이다.

사진속의 마야 내외는 물론 오바마 친부의 고향인 케냐에 사는 친척들도 20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