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율 30% 육박…"바닥 아직 멀었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9.01.2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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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수출이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초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가동을 중단한데다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의 기업들이 춘제(설)를 앞두고 휴무에 들어간 영향이 크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124억7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9%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줄기 시작해 12월에 이어 3개월째 감소세다. 감소율은 지난해 11월 19.0%, 12월에 17.9%로 10%대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 28.9%로 대폭 커졌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입은 170억48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22.5% 줄었다. 이 결과 이달 20일 현재 무역수지는 45억7600만달러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규모가 파악되지 않았지만 대중국 수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기업들이 춘제 직전 일주일, 직후 일주일 장기 휴무에 들어가는데 이 때문에 주문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춘제, 즉 설이 2월에 있었다. 아울러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현대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 등 자동차업체들의 가동 중단이 이달 초까지 이어지면서 수출 악화가 가중됐다.

이에 따라 다음달에는 수출 감소율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에 있던 설이 올해는 1월에 있어 1월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은 반면 2월 수출은 조업일수가 지난해 2월에 비해 3일 늘어남에 따라 혜택을 입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하는 재고 지수가 지난해 12월 38.8로 2001년 12월의 37.6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주요국의 재고도 많이 소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와 액정디스플레이(LCD) 패널 가격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있는데다 현대자동차 파업 등 돌발 변수도 여전해 수출 감소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유가가 급등하며 석유제품 수출이 84.3% 폭증, 전체 수출 증가세를 주도했지만 올해는 유가도 약세를 보여 석유제품 수출마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내 업체들이 제3국 수출을 위해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중국이 지난해 지난해 11월과 12월 2개월 연속으로 수출 감소세를 보인 점도 부정적이다.



표민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 회복은 중국에 달려 있다"며 "대중국 수출 품목의 70% 이상이 제3국 수출을 위한 원자재나 반제품인 상황에서 중국의 자체 수출이 늘지 않는한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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