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 PB센터에서 투자상품 판매가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 일부가 소화되고 있지만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형태여서 전체 금액은 크지 않다.
A은행의 한 PB는 "올들어 펀드에 가입한 고객이 거의 없다"며 "정기예금 금리가 4%대로 낮아지면서 전통적인 은행 상품을 찾는 수요도 보이지 않고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만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가격이 급락했지만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사려는 고객도 없다"며 "당분간 시장상황이 더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관망하는 고객이 많다"고 덧붙였다.
더 심각한 것은 PB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큰 투자손실로 고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던 PB 중 일부는 일반 점포로 이동을 희망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고참급 PB 중 일부가 일반 점포로 옮기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어떤 PB는 거액의 손실을 본 고객들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압박해와 한달새 체중이 7㎏이나 빠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은행들은 그간 높은 수익을 올린 스타급 PB가 이런 몸살을 앓지 않을까 우려한다. 운용자산이 클수록 고객의 민원이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 영업점과 PB센터의 차이는 실내 인테리어와 부수적인 서비스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은행들은 우량고객 확보를 위해 수익성·안전성 중심의 금융서비스 제공에 더욱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