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사에 담긴 경제정책 방향 '셋'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21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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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위기 정부책임 언급, 감독기능 강조

44대 미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연설을 통해 경제위기를 풀어나가는데 정부가 적극적이고도 신속하게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21분간에 걸친 연설 가운데 상당부분을 경제관련 언급에 할애, 경제위기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비중을 반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자주 경제위기에 대한 견해와 해법을 밝혀왔다. 이날 연설에서도 새로운 정책 방향보다는 기존의 시각과 해법을 보다 분명하고 단호하게 강조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오바마 취임사에 담긴 경제정책 방향 '셋'


◇ 시장감독 강화



우선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는 "일부의 탐욕과 무책임,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중대한 결정오류로 심각하게 취약해져 있다"고 밝혔다.

월가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몸집불리기와 천문학적인 보너스 뿐 아니라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감독기관과 정책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현재의 위기는 감독(watchful eye) 없이는 시장이 통제불능의 상태로 일탈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다"고 강조, 감독기구 개편과 강화에 속도를 낼 것임을 강조했다.
규제강화의 부작용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의식, "부를 창조하고 자유를 신장시킬수 있는 자유시장 경제의 능력은 어느 체제보다 뛰어나다"는 전제를 달았다.


◇ 신속하고 대대적인 경기부양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경제는 과감하고 신속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경기부양에 신속히 나설 것임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도로와 교량을 건설하고, 전력 및 인터넷망을 확충하며 △과학기술력을 복원시키고 △의료수준 향상과 비용절감에 필요한 기술을 촉진하고 △태양에너지와 풍력발전을 확충하는 등 자동차와 공장가동에 필요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새 시대의 기준에 맞게 학교를 개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마련한 8250억달러의 부양책 예산안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할 것임을 재강조한 것이다.

이어 미국의 시스템이 이같은 대규모 사업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람들을 겨냥, 그들은 미국이 이미 이룩한 것들을 잊어버렸다(Their memories are short)"고 비판했다.
과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들을 상기시키며 정부의 역할 확대가 필수적임이라는 민주당의 경제 인식을 강조한 것이다.



◇ 공공자금 집행, 효율성·투명성 검증

정부의 비대화에 대한 우려를 의식, "정부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작동하는 정책은 지속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 프로그램은 종료될 것"이라고 밝혀, 부시 정부하에서 추진된 각종 경제 부양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종합적인 재점검을 통해 지속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 부시정부 말기 구제금융 지원 과정에서 드러난 월가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와, 자동차 업계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 구제자금에 대한 철저한 감시 감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의 자금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자금을 제대로 사용하고, 나쁜 습관을 개혁하며, 투명하게 처리하도록 책임을 지울 것이며 이를 통해서만이 정부와 국민간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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