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성장률 1%도 못넘어"… 0.7%로 하향

재정지출 효과 빼면 사실상 마이너스 전망

-민간연구기관보다 낮아…정부 목표치와 괴리 커
-건설투자만 플러스…공공부문 SOC 투자 '덕분'
-"연간 취업자수 증가 어렵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을 3.3%에서 0.7%로 대폭 낮췄다. 이는 그동안 나온 국내 연구기관의 전망치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정부가 내세운 성장률 목표치(3%)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수치다.

KDI는 21일 'KDI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내수 및 수출 증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1%를 하회할 것"이라며 수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KDI는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최악의 경제상황이 예견된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2.6%의 성장을 예상했다. KDI는 "하반기에는 금융경색 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3.8%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지난해 11월에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지만 그 사이 세계경제가 급락한 영향을 반영해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KDI가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KDI의 전망치는 LG경제연구원(1.8%), 한국금융연구원(1.7%) 등 민간 연구기관이 하향 조정한 전망치보다도 낮은 것이다. 1%포인트가 넘는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전망이나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KDI는 민간소비의 경우는 상반기까지 감소세가 지속된 후 하반기에 회복되나 연간으로는 0.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7.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건설투자는 공공부문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증가에 힘입어 2.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지만 원유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상품수입 감소세로 136억원달러의 흑자로 예상했다.

상품수지는 209억원달러의 흑자로 예상했고 서비스·소득·경상이전수지는 73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수출은 17.4% 감소하고 수입은 21.2%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실업률은 3.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취업자수는 상반기에 감소세를 나타낸 이후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나 연간으로 순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6%에서 2.6%로 안정되는 반면 유가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3.5%로 KDI는 내다봤다.

한편 KDI의 이같은 전망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3%대초반에서 1%내외로 급락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50달러 내외로 가정했고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는 최근의 수준에서 완만히 상승하면서 연평균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절하될 것으로 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