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외국은행서 대출 회수?

더벨 김동희 기자 2009.01.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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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등급시 조기회수 약정 체결···S&P·무디스 등급 조정 '촉각'

이 기사는 01월15일(11: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제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기아자동차 (105,600원 ▲2,100 +2.03%) 재무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 신인도 하락으로 인해 외국은행들이 원화 또는 외화대출금 조기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로 하향했다. 뿐만 아니라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해 향후 상황에 따라서는 신용등급이 더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외국은행들은 통상 기업에 대출을 해줄 때 특정 신용평가사의 국제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경우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약정을 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S&P나 무디스에 비해 약정에 피치의 등급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피치에 이어 S&P나 무디스마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조기상환 부담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현재 기아자동차가 외국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은 1조2774억원(08년 11월말 기준)이다. ABN암로은행이 3153억원으로 가장 많고 BNP파리바은행이 2710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현대자동차는 외국은행에서 빌린 대출금이 1조628억원이다. 미쓰이스미토모, 도쿄미스비시, 미즈호코퍼레이트 은행 등 일본계 은행에서 3636억원을 빌렸다.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중국계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도 3300억원에 달한다.


한 유럽계 은행 서울지점 대표는 "외국은행은 대출에 나설 때 국제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면 대출을 회수할 수 있는 약정(트리거 조항)을 체결한다"며 "현대·기아자동차도 약정을 체결했지만 피치 등급을 사용한 대출금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S&P나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다. 피치가 먼저 등급을 낮추면서 빌미를 제공한데다 자동차 업종에 대한 국내외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S&P는 현대차와 기아차 외화표시 선순위채 신용등급을 BBB-로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 역시 S&P와 같은 수준인 Baa3로 매기고 있다. 두 평가사 등급 모두 한 단계만 떨어져도 투기등급이 된다.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무디스나 S&P도 신용등급을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아직까지 문제가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의 업황 전망으로 봐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외국은행 대출금의 대부분인 1조여원은 무역금융이고 일반차입은 80억원 정도인데 국제신용등급 하락과 대출금 회수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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