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부담'에 지수 방향 엇갈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1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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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나스닥만 상승..씨티 효과, 후반 금융주 탄력

뉴욕 증시가 실적 악화 부담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혼조세에 머물렀다.
추가 부양책 기대와 씨티그룹을 선두로 한 금융 지각변동 전망, 유가 반등을 호재삼아 반등시도가 이어졌지만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뒤엎지는 못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5.41포인트(0.30%) 떨어진 8448.56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S&P500지수는 1.53포인트(0.18%) 오른 871.79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7.67포인트(0.50%) 상승한 1546.46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장중반까지 뉴욕증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방향성을 탐색했다.
유가가 한때 8% 가까이 급반등하며 원자재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한 보다 강력한 방법이 동원되지 않는다면 재정적인 부양책 만으로 경기가 회복되진 못할 것"이라며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역설, 투자심리를 지탱했다.



하지만 알코아와 제너럴일렉트릭 등 대기업들의 실적 우려로 실망매물이 쏟아지며 장 후반 다우지수 하락폭이 10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씨티그룹이 '금융슈퍼마켓'모델을 포기, 전통 은행모델로 복귀하는 등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으로 금융주가 장 후반 탄력을 받았다. 금융주 비중이 높은 S&P500지수를 중심으로 강보합권까지 올라섰지만 대형 제조업 비중이 높은 다우지수는 상승반전에 실패했다.

◇ 알코아-GE, 다우지수 부담...'씨티 효과' 금융주 막판 강세


전날에 이어 대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이날도 지속됐다.
전날 장마감후 예상보다 부진한 12억달러 손실 실적을 발표한 알코아는 5.1% 하락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4분기 실적이 예상범위의 최저점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바클레이 증권의 전망과 무디스가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겹치며 5.6% 떨어졌다.



두 종목의 하락은 다우지수의 부진을 주도했다.

씨티그룹과 모간스탠리 이사회가 이날 오후 양사의 주식 영업 부문 통합안을 승인하면서 씨티 주가는 5.4%반등했다. 모간스탠리는 0.37% 상승했다.

씨티의 주식부문인 스미스바니와 모간스탠리의 증권 부문이 합병, 새로운 합작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합작사는 직원 1만8000명으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합병된 메릴린치(1만6000명)를 제치고 미 최대 증권사로 부상하게 된다.



씨티그룹이 '금융 슈퍼마켓'모델을 포기, 상업은행 모델로 돌아가는 구조조정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씨티 뿐 아니라 금융주 반등세를 이끌었다.
전통적인 상업은행 모델의 대표주자인 J.P모간체이스가 5.78% 상승했다.
JP모간체이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일을 15일로 2주 앞당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인터넷 기업 야후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제리 양의 후임으로 캐롤 바츠(60) 오토데스크 회장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가는 1% 하락했다.

◇ 유가 급등락끝 소폭 반등...달러 강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9센트(0.5%) 반등한 37.78달러로 마감했다

개장전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배럴당 36.1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사우디 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논의로 8%가까이 급등, 40.55달러까지 도달하는 등 큰 폭의 진동이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이날 "석유 생산량을 쿼터보다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8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지난 9일 기준으로 225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부는 14일 원유 재고량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원유 수요량이 하루 80만배럴 감소할 것이며 기존의 전망치인 40만배럴보다 수요전망을 하향했다.
내년 유가 평균치는 배럴당 43달러, 내년에는 55달러로 예상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크게 줄어들고 금융시장의 안전선호 현상이 고개를 들면서 달러화가 유로 대비 강세를 보였다. 유로존의 금리인하 전망도 전날에 이어 달러가치를 상승시켰다.



오후 3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69센트(1.26%)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319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2.14% 급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이 1.32달러 아래로 내려간것은 1달만에 처음이다.

엔/달러 환율은 0.13엔(0.15%)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89.07엔에 거래됐다.

◇ 무역수지 적자 5년래 최저, 재정적자는 3개월만에 '연간 최고 기록'



미국의 11월 무역수지 적자가 29% 감소한 404억 달러로,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발표했다. 블룸버그 집계 결과 전문가들은 적자액이 5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달에는 567억 달러(수정치)였다.

유가 하락에 따라 수입액이 줄어들면서 수출 감소분이 상쇄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인들의 해외 상품 및 서비스 수입액은 전년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최근 3년래 최소 규모다.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한달간 연방 재정적자가 83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실자산 구제프로그램(TARP)' 지출 511억달러가 재정적자 급증의 주된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10월 시작된 2009회계연도의 연방재정적자는 12월말 현재 4850억달러를 기록, 연간 기준 사상 최고기록을 넘어섰다.

2008년 회계연도(2007 10월~2008년 9월)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4548억달러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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