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한은, CP매수 '지원사격' 적중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1.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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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RP지원 통해 CP금리 급락…투심 호전 속 국채도 강세

기업어음(CP) 금리 하락속에 국고채도 강세로 마감했다. 한국은행이 CP·여전채 투자를 목적으로 증권사에게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으로 자금 지원에 나선 게 시장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13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3.50%, 국고채 5년물은 0.03%포인트 내린 4.04%에 마감했다.



이날 CP 금리는 전날보다 0.29%포인트 하락한 5.37%로 전일(12일. 전날대비 0.27%포인트 하락)이 이어 이틀연속 급락했다. 이는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2008년 9월15일) 당시 CP 금리였던 6.20%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또 금융시장 활황기였던 지난 2007년 8월20일 CP 종가인 5.37% 이후 1년 4개월 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CD 금리는 전일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3.13%. CD 금리도 역대 최저치까지 낮아진 기준금리와 단기 신용물 강세속에 호가 집계를 시작한 1993년 7월1일이후 사상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한은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 대책이 서서히 효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이한구 증권업협회 채권시장팀장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PR 매입을 통해 금융사들에게 돈을 풀어왔지만 안전자산인 국고채나 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로 몰리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RP 자금을 증권사에게 공급하고 투자 대상을 CP 등 신용물로 권고하면서 금리가 급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1조300억원어치 91일물 RP 매입을 통해 증권사와 증권금융에게 돈을 풀고, 이 자금을 CP와 카드·캐피털채를 매입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RP 응찰액은 당초 한은이 마음 먹었던 입찰액인 1조5000억원에 못 미쳤다. 한 채권 관계자는 "신용 위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책 수단을 통해 CP 금리를 떨어뜨릴 수 있어도 장기 회사채 금리를 신용 경색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우량 회사채를 골라 내도록 기업의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채선물 3월물은 전날에 비해 14틱 상승한 112.35로 마감했다. 장이 끝날 무렵 은행권이 매수세에 가담하며 시세를 끌러 올렸다. 은행과 외국인은 각각 2022계약, 1209계약 순매수했고, 증권사는 2058계약 순매도했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전체적으로 미결제 증감이 동반되는 단타장 속에 시세가 상승으로 마감했다"며 "장 후반 은행권의 순매수와 외국인이 동반 매수가 장을 받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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