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 "우리 회사엔 '3가지'가 없습니다"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2009.01.1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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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꿈땀]이승범 두타 대표

두타 "우리 회사엔 '3가지'가 없습니다"


“사업의 세계에서도 신의는 상품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철학자 그라시안의 말이다. 모든 사업의 출발은 신용을 쌓는 일에서 시작된다.

패션전문 쇼핑몰인 두타의 이승범(56) 대표가 가진 생각도 이와 비슷했다. 이 대표는 “사업의 성공은 ‘투명함’에서 비롯되며, 한 조직의 리더로서 권위도 신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 ‘3불(不) 원칙’

얼마 전 한 TV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동대문 쇼핑몰의 상인들이 무리한 호객행위를 하고, 옷값도 손님에 따라 마음대로 매기는 현장을 고발했다. 이는 그러나 두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이 대표는 "도매금으로 취급된 두타로선 정말 억울한 방송이었다"고 했다. "동대문 소재 패션쇼핑몰 가운데 두타는 유일하게 정찰제를 실시합니다. 또 판매원에 대한 서비스 교육도 철저하게 합니다. 최우수 친절사원으로 선정되면 1년에 한 번씩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 선진 유통 시설을 견학할 수 있는 연수기회도 부여합니다. 또 고객 불만에 대응하기 위해 층별로 매니저를 두고 있으며 온오프라인 고객 상담실도 운영합니다."

두타는 동대문 쇼핑몰 가운데 유일하게 5년 임대계약 방식으로 운영된다. 개별 부스를 입점 상인에게 아예 분양해버리는 여타 쇼핑몰과는 다른 방식이다. “불친절하거나 정찰제를 지키지 않는 입점 상인들은 계약이 끝나면 교체합니다. 이런 운영방식은 상품기획(MD) 구성이나 고객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 대표는 두타 창립 초기부터 '3불(不) 원칙'을 선언해 투명경영 방침을 철저히 지켰다. "청탁, 금품 수수, 이면계약 이 3가지를 절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또 경영활동 내역을 투자자와 상인들에게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층별 상인 대표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이 같은 패션 쇼핑몰의 모범적 경영 사례로 두타는 현재 동대문 쇼핑몰 중 유일하게 '공실률 0%'를 자랑한다.


# 등산

이 대표는 1980년 두산그룹 공채로 입사한 28년차 두산맨이다. 오비맥주를 거쳐 2000년 8월부터 두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직장인 선배로서 사회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전 지금껏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단 하루도 쓸 데 없이 보낸 적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휴일에도 골프 약속이 없으면 등산을 꼭 합니다."



다음은 그의 ‘등산 예찬론’이다. "돈을 안 들이고도 건강을 챙길 수 있습니다. 등산 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요,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지요. 혼자 가도 좋고 여럿이 가도 좋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면서 정서도 자연스레 순화되고요. 무엇보다 힘든 직장생활에 필요한 인내를 배울 수 있습니다. 굳이 멀리 있는 명산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가까운 산에라도 자주 오르세요."

최고경영자(CEO)로서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제 견해는 아주 간단합니다.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리더십의 요체입니다. 정직해야 사람들이 마음으로 따릅니다. 리더로서 권위는 신뢰에서 나옵니다. 여기에 더해 전문성까지 더해져야 겠지요. 저부터도 공부를 많이 합니다. 요즘엔 중국어를 배우고 있지요."

# 변신



두타는 1999년 설립돼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이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발전된 전문 쇼핑몰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두타는 이미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 각 국에서 연 100만 여 명이 쇼핑을 위해 방문할 정도지요.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재밌고 좀 더 독특한 젊은이들의 패션 쇼핑 명소로 가꿔갈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올 봄 대대적인 증개축을 통해 매장 전체를 리뉴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 구성에서 중복을 피하고 개성강한 품목을 갖춰, 각 층별로 매장을 새로 구성할 겁니다. 매장을 적게 내는 한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동선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고, 전망 좋은 테라스 카페 등도 만들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자라' 같은 글로벌 SPA(디자인·생산·유통 등 전 과정을 직접 담당해 마진을 줄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를 두타의 경쟁상대로 여기고 있었다. "글로벌 SPA를 상대하려면 매장도 훌륭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실력을 더 길러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10년전부터 '벤처 디자이너 컨퍼런스'를 통해 신인 디자이너를 100명 이상 발굴했습니다. 이에 머물지 않고 디자인 독창성을 길러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두타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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