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주택금융공사는 12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종휘 행장과 임주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우리은행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에 따라 MBS가 발행될 경우, 국내시장에서 은행 자체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유동화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채권시장 악화로 MBS발행이 사실상 막힌 주택금융공사와 BIS비율 높이기에 고심하고 있는 시중은행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은행들은 MBS를 담보로 한국은행과 RP거래를 실행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말 MBS를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에 포함시킨 바 있다. 이밖에, 주택담보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정상' 분류 대출에 대해서도 적립했던 대손충당금(1%)을 환입할 수 있어 수지 개선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박동영 우리은행 자금부장은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 위험이 심화되고 있다"며 "유동화를 통해 은행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자산을 재조정하는 것은 은행의 위험관리 강화와 정부의 금융위기 대책 부응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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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춘 주택금융공사 유동화기획부장은 "이번 조치로 금융회사는 자산 양도대금으로 현금 대신 MBS를 받게 되지만 필요시 한은 RP 거래나 MBS 매각 등을 통해 언제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여러 측면에서 금융리스크를 조기에 차단하는 효과가 큰 만큼 민간 자산 유동화에 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판매 시 고객들에게 사전 동의 약정서를 받는 등 대출자산 유동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민법 상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주택금융공사 등 다른 기관으로 넘기기 위해서는 대출자의 사전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MBS발행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에 최초로 유동화되는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증권의 경우 커버드 본드를 준비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사전 약정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