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ME 매각 성공의 전제 조건

더벨 김민열 기자 2009.01.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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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자구안보다는 KDB의 정책적 판단이 중요

이 기사는 01월09일(16: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인 대우조선해양 (31,650원 ▼900 -2.76%)(DSME) 딜은 성사될 수 있을까.

최근 국내 M&A업계 최대 관심사는 DSME의 매각 성공여부다. 한화그룹이 지난해말 약속한 본 계약 체결날짜를 지키지 못하자 DSME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당시 한화그룹측은 인수자금 분할납부를 비롯해 양측이 맺은 양해각서(MOU) 내용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화의 제안에 KDB는 본 계약 한달 연장(1월31일)과 함께 KDB PE를 통해 한화 자산을 매입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불을 원하는 한화의 요구에 직답을 하지 않고 자산매입을 해주겠다고 대응한 것. KDB는 8일 오후 3시까지 한화에 새로운 자금계획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KDB가 고지한 시간에 한화측은 관련 안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협의하겠다는 짤막한 문구를 담은A4 한장 짜리 답신으로 대신했다. 한화 내부에서는 KDB가 제안한 자산매입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도 여전하다.

양측이 지난해 말에 이어 연초까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본질은 가격이다. 한화가 제시한 인수금액은 6조3000억원(주당 6만5000원대)으로 한화측은 본 입찰 당시 8조원대 중반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는 증빙서(LOC)를 제출했다. 하지만 국내외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해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설상 가상 시간이 흐르면서 DSME의 기업가치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2008년 8월 초대형 원유운반선 7척을 수주한 이후 5개월동안 신규 계약이 전혀 없다.



특히 환율변동위험을 피하기 위해 체결한 통화옵션계약에 따른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손익계산서에 반영된 영업외 순손실(통화선도거래 및 평가손실-통화선도거래 및 평가이익)은 4635억원.

이후 원화환율 급등으로 평가손실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초 한화측의 자금조달 차질로 시작된 DSME 매각 지연이 몇달새 DSME 현금흐름(캐쉬 플로우)에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DSME의 본질 가치가 바뀐 만큼 당초 제안한 인수가격도 인하돼야 한다는 것이 한화의 계속된 주장이다. 하지만 KDB는 DSME 가치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한화의 보유 기업 매각을 종용하고 있다.

언뜻 보면 한화측의 자구계획안이 딜 성사를 좌우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전제조건은 DSME 매각에 대한 산업은행의 정책적 판단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매각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면 한화의 입장을 고려해 다각적인 방안을 내놓겠지만, 물러설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경우 추가적인 계약연장이나 양보는 없을 것이다.

최근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사석에서 "원칙에서 벗어나 (DSME를) 매각할 생각은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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