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문가들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넘게 내릴 것으로 지례 예상하고 이를 반영했던 시장이 0.50%포인트 금리인하에 따라 이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일 뉴욕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8일 코스피지수는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하락폭이 적었다"며 "이는 9일 금통위가 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금리인하폭이 0.50%포인트로 결정되면서 코스피지수가 과도하게 반영된 금리인하 효과를 정상화시키면서 급격하게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만이 아니라 채권과 외환시장도 마찬가지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초반 전일대비 0.06~0.07% 하락했지만 금리결정 이후 상승 반전한 후 결국 전일대비 0.22%포인트 상승한 3.48%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에 비해 11원 내린 1322원으로 출발한 뒤 한때 주가 강세에 132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이후 상승 전환했다.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다시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 막판 은행권이 숏커버(달러 매수)와 결제수요 인해 상승폭을 키워 결국 전일 대비 10원 상승한 1343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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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이날 금리인하폭에 대해 실망감을 반영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절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경기침체 속도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앞으로 더 금리정책을 쓸 수 있는 실탄을 남겨 뒀다는 이유 때문이다.
샤론 램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금통위의 0.50%포인트 금리인하가 시장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은행이 나중에 쓸 실탄을 아껴둬야 하기 때문에 더 공격적인 인하를 감행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23일 발표될 4분기 GDP 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이기 때문에 시장은 더 많은 조치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한은이 다음 금통위에서 최소한 0.7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