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예상보다 소폭" 시장당혹(종합)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박상주 기자, 전병윤 기자 2009.01.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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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불구, 주가 하락·금리 상승… 과도한 선반영 되돌림

금리인하폭을 과도하게 미리 반영했던 금융시장이 김칫국부터 마신 대가를 톡톡히 치뤘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했다. 환율은 하락과 상승을 오가다 결국 상승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넘게 내릴 것으로 지례 예상하고 이를 반영했던 시장이 0.50%포인트 금리인하에 따라 이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는 9일 전일대비 24.74포인트(2.05%) 하락한 1180.96으로 마감, 사흘만에 12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금통위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30분만에 하락반전했고 금통위의 금리인하 소식 이후에는 낙폭을 키워 1180선까지 무너졌다. 한때 12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사흘만에 1200선을 내주고 1180에 턱걸이하는 수준에 만족해야 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일 뉴욕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8일 코스피지수는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하락폭이 적었다"며 "이는 9일 금통위가 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금리인하폭이 0.50%포인트로 결정되면서 코스피지수가 과도하게 반영된 금리인하 효과를 정상화시키면서 급격하게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업과 건설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8일 코스피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소폭 올랐던 은행업과 건설업은 이날 각각 5.12%, 3.74% 급락했다.

주식시장만이 아니라 채권과 외환시장도 마찬가지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초반 전일대비 0.06~0.07% 하락했지만 금리결정 이후 상승 반전한 후 결국 전일대비 0.22%포인트 상승한 3.48%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에 비해 11원 내린 1322원으로 출발한 뒤 한때 주가 강세에 132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이후 상승 전환했다.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다시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 막판 은행권이 숏커버(달러 매수)와 결제수요 인해 상승폭을 키워 결국 전일 대비 10원 상승한 1343원에 마감했다.


시장은 이날 금리인하폭에 대해 실망감을 반영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절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경기침체 속도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앞으로 더 금리정책을 쓸 수 있는 실탄을 남겨 뒀다는 이유 때문이다.

샤론 램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금통위의 0.50%포인트 금리인하가 시장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국은행이 나중에 쓸 실탄을 아껴둬야 하기 때문에 더 공격적인 인하를 감행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23일 발표될 4분기 GDP 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이기 때문에 시장은 더 많은 조치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한은이 다음 금통위에서 최소한 0.7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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