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법정관리신청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금

평택(경기)=최인웅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2009.01.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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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상하이차 좋은 일만 시킨 꼴", 노조 "정부가 해결책 제시해야"

[르포]법정관리신청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금


법정관리 신청소식이 전해진 9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은 외부인의 출입이 전면 차단된 채 정문에서 확인된 차량과 직원들만이 출입을 하고 있었다.

정문 앞에 대기해 있는 수많은 취재진에게 노조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우린 상하이차가 좋은 일만 했다. 상하이차의 신차 개발에 우리 자산을 매각한 꼴"이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공장안으로 들어갔다.



정문 앞에서 경비를 맡고 있는 한 직원은 "우리 입장도 이해해 달라"며 혹시 자신들의 눈을 피해 들어가는 외부인이 없는지 크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간혹 몇 명씩 무리를 지어 지나가는 노조원들도 외부인의 눈초리를 의식한 듯 조용히 속삭이듯 대화를 나눴다. 공장 안팎의 분위기는 이날 갑작스레 닥친 추위만큼이나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르포]법정관리신청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금
공장에서 만난 이창근 쌍용차 노조 기획부장은 보이며 "5분 정도만 더 기다려 달라"며 "곧 한상균 지부장이 우리의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내부에 설치된 노조 농성천막에는 '일방적 단협 파기, 불법적 복지중단, 사측은 즉각 철회하라'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한쪽에선 20여 명의 노조원들이 곧 있을 공식입장 발표를 위해 줄지어 서있었으나, 엄숙한 분위기에 누구하나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한 지부장은 "오늘 9일은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철저히 유린한 날이자 상하이차가 먹튀 자본임을 선언한 날"이라며 "이제 쌍용차의 문제는 기업과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대 국가의 문제로 봐야 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결국 법정관리까지 간 근본이유는 '묻지마 식'으로 국내기업의 해외매각을 추진한 우리 정부가 큰 책임이 있으며, 해결의 주체자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최형탁 쌍용차 사장과 장하이타오 중국 상하이차측 대표가 법정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는 소리를 흘러 나왔다. 한 지부장은 "이 시점에 과연 노사간의 협의를 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말을 흐렸다. 하지만 두 공동대표의 사임으로 노조는 협의를 하고 싶어도 할 대상조차 없는 상황에 넣였다.



한 지부장은 "파업투쟁은 정부와 대주주가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을 때 나설 것이다. 투쟁을 위한 투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공장 안에서 만난 한 생산직 근로자는 "중국발 황사가 평택공장을 뒤덮었다"라며 "투자약속을 계속 지키지 않더니 마침내 '먹튀'하는 것 아니냐"고 분개했다.
[르포]법정관리신청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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