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금리인하 놓고 고민 깊어간다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1.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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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자 저축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한은의 금리인하 따라 예금금리를 인하할 경우 상당 규모의 예금이 증시로 이탈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9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06개 저축은행들의 1년만기 예금 평균금리는 7.32%다. 이날 한은의 발표 직후 시중은행에서 예금금리를 4%대로 인하해 저축은행과의 금리격차는 3% 수준으로 벌어졌다.



일단 저축은행들은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과 금리격차를 불필요하게 많이 벌려 이자부담을 늘릴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중 부동자금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자 금리 인하 폭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부동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당분간 경쟁력 있는 금리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내부에서도 제기된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내부에서 시중은행에서 빠져나왔지만 주식시장으로 진입을 꺼리는 투자자금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저축은행에서 현 수준의 금리를 제공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부동자금을 흡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업계에선 최근 시중은행과 2%의 금리 격차를 유지해 왔지만 이후부턴 각 은행별 상황에 따라 금리 격차가 상당히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하반기 수차례 특판예금을 실시하면서 500억원 상당의 여유자금을 확보한 서울 내 중형저축은행의 경우 금리인하를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발표 이전부터 금리를 인하해 왔다"며 "조만간 6%대로 금리수준을 진입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도 양질의 대출수요가 존재하는 만큼 가용자금 확보를 위해 현 금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 예금 수신 잔액 증가폭이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저축은행을 고심케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증시와 펀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상당했는데 이를 저축은행으로 흡수하는데 실패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저축은행 업계의 예금 수신 잔액은 58조8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9000억원이 늘어난 데 비해 수신폭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최악의 상황을 보였지만 전년 대비 저축은행의 예금 수신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는 저축은행들이 시중 부동자금을 한동안 더 확보할 여력이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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