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택배업계도 마찬가지다. 시장점유율이 비슷한 4개 업체들이 모여 있어 ‘업계 1위’ 논쟁이 해마다 등장한다.
최근 대한통운, 현대택배, 한진택배, CJ GLS 등 택배 빅4는 지난해 각 사별로 1억4000만~1억5000만 박스의 물량과 3000억~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들은 "지난해 대한통운에 매출과 물량 1위를 처음으로 내주고 최근 대표이사도 바꾼 현대택배가 무리해서 수치를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현대택배는 "실적은 올 3월 발표할 실적보고서를 보면 확인될 것"이라며 "타사 단가보다 우리의 단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실적 부풀리기는 말도 안 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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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다툼은 아니지만 한진과 CJ GLS의 수치에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실 택배업계의 '1위 다툼'과 ‘실적 부풀리기’는 오래된 관행(?)처럼 여겨진다.
택배시장의 물량과 매출 등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낼 단체가 없는 상황에서 업체들의 발표수치는 구체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
일부 상장사의 경우만 공정 공시로 수치를 밝히고 있다. 단 그마저도 정확한 부문별 수치는 알 수 없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계속해서 일부 택배업체들이 타사 흠집내기를 위해 왜곡된 정보를 흘려 시장 전체를 더 어지럽히고 있다"면서 "내부용과 외부용 배포 자료가 다르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업체들이 물량확보에 도움이 되는 1위 효과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며 "실익 없는 1위 논란 보다는 수익성 개선을 통한 서비스 질 향상에 대한 공동방안을 마련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 택배업계의 의미 없는 '1위' 싸움 속에 저단가 경쟁에 지친 업체 수익성은 악화되고 소비자 불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소보원)에 접수된 택배 관련 상담건수는 2004년 2157건, 2005년 3483건, 2006년 3587건, 2007년 3387건에 이른다.
누가 돈을 많이 벌었는지를 내세우기 전에 고객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