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철 기술유출 前임원, 대기업서 거액 받아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9.01.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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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제철화학 (70,400원 ▲1,900 +2.77%) 전직 임원이 태양광전지 관련 기술을 빼돌려 거액을 받고 한 대기업에 넘겨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검사 구본진)는 회사 핵심기술을 빼내 L사에 기술을 넘겨주기로 하고 1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로 동양제철화학 이정노(51)전 상무를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전 상무는 지난해 9월 폴리실리콘 생산기술을 빼내 L사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계약금 명목으로 12억원을 받고 기술을 넘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이 전 상무는 이 과정에서 'TCS' 공정도면 등 폴리실리콘사업의 주요 영업비밀 59건을 빼돌려 구체적인 공정데이터 등을 검토했으며 L사로부터 연봉 2억원의 '상무급' 대우를 제의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이 전 상무는 검찰 조사에서 폴리실리콘 제조 방법이나 공장도면 등을 빼돌린 사실은 시인했으나 L사와 사전에 공모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상무가 핵심기술을 빼돌리려 한 사실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L사와 컨설팅 계약을 맺었고 퇴직금까지 보장한 계약서를 일반적인 컨설팅 계약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동양제철은 개발비 1조6000억원 상당의 기술을 영업비밀로 유지했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에 이씨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상무가 기술유출 과정에서 L사와 공모했는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기술을 빼돌린 뒤 L사에 대가를 요구한 것인지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전 상무와 비슷한 시기에 퇴직한 임원 2명도 공모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벌이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는 태양광전지의 핵심 연료로 사용되며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등 5개국에 불과하다.

동양은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폴리실리콘을 양산하기 시작했고 이후 9개월 만에 미국, 중국, 독일 등 외국 업체와 110억 달러 어치의 장기공급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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