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국인, 방향 잡았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9.01.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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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연일 대규모 순매수..삼성전자, 포스코 등 '한국을 산다'

""2009년은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가 아니라 '이크'(ICK : 인도, 중국, 한국)에 주목해라."(월스트리저널)
"한국에 대한 비중을 늘려라."(UBS증권)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조짐이 확연하다. 말뿐이 아니다. 실제로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은 그전과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 36조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융단폭격 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왜 이럴까?' '정말 사는 것일까?' '계속 사는 것은 아니겠지?' 갸우뚱하는 사이에 이미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고 계속해서 매수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29일부터 6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일부터 순매수 규모를 크게 늘렸다. 5일 3338억원, 6일 370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이날도 개장하자마자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오전 11시 현재 2382억원 매수우위다.



특히 외국인들은 특정 업종이나 종목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종목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과 6일 금액기준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 포스코, KB금융, LG전자,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현대차, GS건설, LG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 등이다.

이날에도 외국계 회원사 창구로 순매수가 많은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LG전자,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이다. 업종 불문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업종들의 대표주들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종목들은 코스피지수를 좌지우지하는, 즉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이같은 사랑은 고스란히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최근 외국인의 매수를 헤지펀드들이 지난해 공매도했던 물량을 갚기 위해 사는, 즉 쇼트커버링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쇼트커버링 비중은 10% 정도밖에 안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년에 한국 주식 비중을 많이 줄인 상황이고, 최근 저평가 매력 등이 부각되면서 다시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약세장을 외치던 증시전문가들도 외국인의 이같은 움직임에 단기적으로나마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일단 외국인이 방향을 잡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물러서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시작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코스피지수는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2일 2.93%, 5일 1.40%, 6일 1.76%에 이어 이날도 이시간 현재 1.97% 상승중이다. 강보합 수준이 아닌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시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50포인트 상승한 1217.78로 지난해 반등시 번번히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200선을 가볍게 돌파했다.

게다가 국제금융기관이나 외국계 투자회사들도 한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 'Buy!코리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6일밤 KBS 신년대담에서 "한국은 세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자원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재정·통화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칸 총재는 "한국은 세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칸 총재는 “한국에 다시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의 자산을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최근 주식시장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외국계 증권사인 UBS증권 역시 "한국의 신용시장과 외환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며 "한국경제가 패닉에서 정상으로 신속히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좀 더 낙관적으로 평가하게 됐다"며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라고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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