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컵의 물로 세탁기 돌린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1.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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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기발한 그린기술 20개 사례' 선정 발표

한 컵의 물만 가지고 세탁기를 돌릴 수 있는 기술, 바람을 이용해 건전지를 충전하거나 회전문이 돌아가는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기술 등 전 세계 녹색 아이디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발간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KNCPC)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기발한 그린기술을 이용한 제품사례 20선' 자료를 홈페이지(http://www.kncpc.re.kr)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 자료를 작성한 안혜연 정책연구실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녹색기술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했다"며 "향후 5~6회에 걸쳐 국내외 녹색기술 동향을 알리는 자료를 발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기발한 그린기술을 이용한 제품사례 20선'에 소개된 주요 5개 기술에 대한 소개다.



1. "물 한 컵으로 빨래해요" - 영국의 친환경 세탁기
영국 리즈대학 교수들이 설립한 벤처기업 제로스(Xeros)는 올해 중 영국 시장에서 상용화할 목적으로 친환경세탁기 모델을 내놨다. 세탁기를 돌릴 때 사용되는 물의 양을 단 한 컵으로 줄인 획기적인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일반 세탁기에 비해 물 사용량을 98%나 줄였다. 2%의 물만으로 빨래한다는 말. 이걸 가능케 해준 비결은 바로 '5㎜ 크기의 플라스틱 알갱이 20㎏을 함께 넣어 돌리는 것'.

이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물에 섞여 돌아가면서 세탁물을 두드린다. 실험 결과 먼지 때는 물론 커피나 립스틱의 얼룩까지 '실질적으로 모든 종류의 더러움'을 없앨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스틱 알갱이들은 빨래를 두드려 때를 제거하는 기능 외에 오염물질을 스스로 흡수하는 기능까지 수행한다. 그래도 약 100번 정도는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2. 회전문을 돌리면 전기가 발생해요 - 네덜란드 나투르카페 라 포트
네덜란드 기차역 '나투르카페 라 포트(Natuurcafe La Port)'는 세계 최초로 회전문 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다. 기차역 이용자들이 회전문을 미는 힘을 이용해 발전을 한다는 발상.



매년 4600kWh의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전기로 천장 조명을 밝힌다. 혹 이 전기가 다 소모되더라도 일반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갖다 쓰면 된다. 기차역 안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회전문이 얼마나 많은 전기를 만들어내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줘, 환경 교육 효과도 높이고 있다.

3. 대기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 캐나다 캘거타大 연구팀
굴뚝 매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땅 속에 묻는 기술, 일명 '탄소포획저장기술(CCS)'로 불린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온실가스는 줄여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유망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 캘거리 대학교 데이비드 켈드 박사 연구팀은 매연굴뚝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10%에 불과한 반면 0.04%의 이산화탄소만 잡아낼 수 있는 기존의 CCS 기술 대신, 진공청소기처럼 직접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KNCPC에 따르면 이 기술은 100kW 미만의 전기를 가지고 공기 중에서 1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의 10%만 있으면, 이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4. 가방에 태양전지가… 노트북가방 충전기 - 미국 볼테익(Voltaic)사
이 회사 제품의 겉면엔 태양전지가 붙어 있고, 가방 안엔 내장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가방을 매고 햇빛이 내리쬐는 거리를 걷기만 하면 일정량의 전기가 충전된다.

노트북가방 소재는 재활용 플라스틱 페트병을 가지고 만들어 방수기능도 있고 단단하다. 가격은 약 499달러 수준.



하지만 15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선 이 가방을 매고 5시간을 야외에서 돌아다녀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즉 가방에 부착된 태양전지의 발전효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

5. 휴대폰에 대고 말만 하면 휴대폰이 충전된다? - 미국 텍사스 A&M 大 연구팀
소리는 일정 파장의 에너지를 가진다. 소리의 미세한 떨림이 물질을 타고 전달되는 건 비단 콘서트장에서 큰 스피커 앞에 서 있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경험해봤을 법한 일.

이같은 소리의 압력을 이용해 휴대폰을 충전하는 아이디어가 미국 텍사스A&M 대학 타히르 카긴 교수에 의해 고안됐다.



카긴 교수는 물리적인 압력을 가할 때 전기를 생산하는 크리스탈·세라믹 등 압전성(壓電性)물질을 약 21나노미터의 작은 크기로 만들어 휴대폰에 삽입하면, 통화할 때의 음파로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현재 압전성 물질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법은 △바닥을 압전성 물질로 만들어 사람들이 춤추면 전기가 발생하도록 하는 장치(유럽) △2004년부터 전철역 계단에 압전성물질을 설치(일본) 등 방안이 고안돼 있는 상태.

KNCPC는 "이 물질을 이용한 방식은 휴대폰 뿐 아니라 노트북, 마이크 폰, 쿼츠 시계, 담배 라이터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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