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빈 삼성회장 "제로베이스서 다시 출발"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9.01.0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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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신년사…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 바꿔야" 변화와 개혁 요구 강조

이수빈 삼성회장 "제로베이스서 다시 출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2일 삼성그룹 사내방송을 통한 신년사에서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다시 출발하자"고 밝혔다.

이수빈 회장은 "그 동안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준 임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한 뒤 "지난해 우리는 온 세계가 불황에 빠지고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영원할 것 같던 글로벌 금융사들이 망했고, 금융은 물론 자동차, 전자, 건설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이러한 충격은 올해에 더욱 심해지면서 국내외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고,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다툼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존망을 건 무한 경쟁의 와중에 무수한 기업들이 사라질 것이며, 우리 삼성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며 "이제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우리가 견뎌 내야 할 압박과 고통이 적지 않을 것이다"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10년전 우리는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각오로 IMF 위기를 극복했으며,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프로세스를 혁명적으로 바꿔 가면서 위기를 이겨냈다"고 강조하고 "올해 우리는 다시 한번 변화와 개혁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의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다"며 "우리 삼성이 오늘날 일류기업의 대열에 올라 선 것도 위기 뒤의 기회를 살렸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남들이 지체하고 있을 때 기술과 사업 경쟁력을 더 강하게 만들고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려야 한다며 이건희 전 회장의 말을 인용해 임직원에게 분발을 당부했다.

이수빈 회장은 "(회장께서는) 대나무는 마디를 맺으며 더 강해지고 연은 바람이 거셀수록 더 높이 난다고 했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반드시 위기를 이겨 내겠다는 결연한 각오와 헌신,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불황을 도약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지혜와 자신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위기 극복을 위한 험난한 여정에 한 마음 한 뜻으로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신년사의 끝을 맺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지난해 7월1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대표로 이날 신년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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