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회담 무산…연말 정국 파국 치닫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12.3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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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안한 여야 3당 대표회담이 무산되면서 연말 정국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의장까지 나선 마지막 중재안마저 결렬되면서 이미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국회는 물리적 충돌의 전운이 감도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31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전제조건으로 내건 민주당의 국회의장실 점거 상태가 해소되지 않아 정당대표 회담이 사실상 취소됐다"고 선언했다.



민주당도 원내대표를 제외한 각 당 대표 회담 수정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회담 불참의 뜻을 밝혔다.

대표회담이 무산되면서 여야는 '법안 전쟁'을 위한 마지막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총에서 김 의장에게 85개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과 국회 본회의장 점거 사태 해소를 요청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물리적 충돌에 대비해 국회 본회의장과 의장실 점거 상태를 한층 강화하고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친박연대 등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김 의장이 전날 밤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인 데서 이날 대표회담을 중재하고 나서는 등 유연한 입장으로 바뀌면서 본회의장 점거농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 국회 사무처의 강제해산 시도 시기와 관련, 내년 1월6∼8일 중 하루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일각에는 여권이 고사·고립 작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앞서 김 의장은 이날 김양수 비서실장을 통해 밝힌 '국회 정상화를 위한 긴급대표 회담제안'을 통해 "오늘 오후 2시에 정세균 대표의 제안을 수용해 의장집무실에서 의장단 및 정당 대표회담 개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회담 참석자로 국회의장, 이윤성 문희상 국회부의장,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권선택 원내대표를 지정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민주당이 12시까지 의장실 점거를 풀면 그 이후 회담 참석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당 원내대표는 최종협상에 실패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번 회동에 합류할 경우 또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원내대표 회담으로 흐를 가능성 크다"며 원내대표를 제외한 각 당 대표 회담을 수정 제안, 회담 참석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를 잇따라 만나 긴급 회동을 가진 뒤 "이 시점에서 회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불참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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