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과 세계대전 등을 거치면서도 85년간 `무적자' 를 이어온 베어스턴스는 지난해 3월 돌연 파산을 선언했다. 베어스턴스는 IB들보다 모기지저당증권(MBS)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문제성 자산들을 많이 보유했다. 2007년 11월말 현재 13조4000억달러 규모의 파생상품 거래에 관계했고, 자본금 111억달러에 자산규모는 3950억달러로 레버리지율이 35.5배에 달했다.
리먼의 파산 역시 원인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보여준 `탐욕' 있다. 무리하게 차입금을 늘리며 파생금융품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고 외연확장 등 몸집불리기에 주력했으며 경영진의 과도한 이윤추구도 빈축을 샀다.
살아남은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규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투자를 포기해야만 한다. 감독기관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FRB로 바뀌면서 자기자본비율 규제 등도 크게 강화된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IB비즈니스의 몰락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와 감독' 문제라는데 입을 모았다. 미국식 IB비즈니스가 과다한 레버리지와 업계간 장벽을 넘나드는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맞았지만 진화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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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장은 `IB 무용론'지 나오지만 IB비즈니스는 늘 존재하는 것이며 문제의 핵심은 `관리와 감독' 있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980년대 일본의 패권도전을 반전시킨 계기는 바로 IB가 중심이 된 적대적 인수합병(M&A)"었다며 "IB비즈니스 중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킨 일부 사업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IB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앨빈 토플러가 `자메리카'를 외치며 일본식 경영모델을 배워야한다고 말했듯이 1980년대 초반까지 미국기업들은 일본의 세계경영에 뒤졌다. 그러나 이를 뒤집은 것이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미국의 IB들이며 이처럼 시장에 혁명과 변화를 불러온 것이 IB비즈니스라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실제 IB들의 경우 은행과 증권의 감독영역에서 벗어나 있었다"며 "앞으로 방향은 IB비즈니스의 건전성을 얼마나 감독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장은 "한국 증권사의 부채비율은 자기자본의 3~4배 정도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중소기업, 혁신기업 같은 고위험 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위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IB와 위험자본을 제공할 자본시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원 증권연구원 부원장은 "상업은행과 IB의 기능이 다르고, 이번 금융위기는 단기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하던 IB의 자금조달 방법에서 기인한 것같다"며 "앞으로는 장기조달이 가능한 금융 쪽으로 조달방법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