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자, 선물받은 상품권까지 '깡'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2.3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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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품권 매매사이트 매물 급증..매장서 직접 교환도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상품권을 할인해서 판매, 현금을 마련하는 속칭 '깡'이 확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세계 최대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는 할인 판매를 위해 내놓은 상품권이 6500건에 달한다. 이같은 판매 상품 건수는 지난해 이맘때의 4000건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중간판매상이나 업체들이 현금확보를 위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량의 상품권들은 대부분 개인들이 선물로 받은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내놓은 물건들이다.
상품권의 종류에 따라 액면가보다 보통 15-30% 할인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상품권과 교환을 원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이베이 외에도 플래스틱 정글, 카드 애비뉴, 스와프 카드, 기프트 카드 바이백, 기프트 카드 레스큐 등 상품권 거래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성업중이다.
일부 사이트들은 아예 상품권을 현금으로 즉시 바꿔주거나, 다른 상품 대금을 상품카드로 결제하게 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6500개에 달하는 상품권 매물이 나와 있는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 '이 베이' 화면.↑6500개에 달하는 상품권 매물이 나와 있는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 '이 베이' 화면.↑


상품권 할인 사이트인 '플래스틱 정글'의 트래픽이 지난해 연말보다 트래픽이 평균 30% 늘어났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의 상품권 발행업체들은 상품권을 현금으로 교환해주지 않고, 잔액도 현금으로 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발행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품권 가치를 전액 인정하지 않고 일정 비율 깎아서 받아주는 곳도 많다.

이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계산을 위해 줄을 서있는 다른 손님에게 접근, 상품권을 싼값에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사례도 있다.

유통업체들은 상품권 매출의 경우, 실제 상품구입으로 이어지기 전에는 매출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상품권 깡'을 통해 유통되는 단계가 길어질수록 매출이 '연기'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소매업체들의 연말 매출 실적이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상품권뿐 아니라 선물 받은 상품을 직접 매장에 들고가 현금으로 교환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후 선물 반품 비중은 보통 해마다 6-7% 선이었지만 올해는 9%에 달할 것으로 소매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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