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아듀! 2008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12.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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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 터전 확보 공감대 확산...'윈도 드레싱' 효과

끝물 분위기가 그나마 괜찮다. 1년 새 41% 남짓의 폭락장을 경험한 코스피지수는 증시 마지막 날인 30일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외환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원/달러 환율도 마찬가지다. 1250원대로 하락하며 연말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금융과 실물을 막론하고 내년 경제전망은 극히 어둡지만 '새 출발'을 위한 터는 닦아두자는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공감대가 돋보인다.

코스피지수는 닷새째 하락세를 떨쳐내고 이날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1130선을 가뿐이 넘어섰고 이날 오전 11시47분 현재 전날보다 1.71% 오른 1136.69를 기록하며 1140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관의 윈도우드레싱 효과에 힘입은 폐장일 상승 효과가 어김없이 나타난 결과다. 기관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순매수는 이 시각 현재 1585억원 가량 대거 유입되고 있다. 기관은 1242억원 사자우위다.

특히 윈도우드레싱으로 추정되는 투신과 연기금의 매수세가 돋보인다. 투신과 연기금은 각각 1141억, 345억원씩 순매수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과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매수는 윈도우드레싱 물량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1년 내내 '셀코리아'를 외치며 33조 가량을 순매도했던 외국인도 연말로 접어들면서 선심을 쓰는 듯하다. 이날 800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이틀째 기관과 '매수'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가 엿새 만의 반등으로 차익실현을 노리고 팔아치우는 개인의 매도세를 압도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증시의 폐장일엔 통상적으로 지수가 상승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매년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지수의 상승확률은 74%나 된다. 올해 우리 증시도 통계학적 통설을 어김없이 입증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증시의 막바지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관심사는 역시 내년이다. 통계를 하나 더 소개하자면 "연말 5일간 하락한 경우 연초 5일간은 지수가 오른 경우가 많았다"(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고 한다.

이날 반등하긴 했지만 코스피지수가 전날까지 닷새간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연초 며칠간은 기대해 볼만 하단 얘기다.

그러나 시야를 좀 더 넓혀보면 단기적 기대완 다른 우려가 우리 증시를 짓누른다. 연중 1월의 평균 수익률이 다른 달에 비해 높다는 이른바 '1월효과'만 봐도 국내 증시엔 통계적으로 들어맞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다.



더 큰 문제는 '펀더멘털'이다.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금융시장엔 여전히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건설, 조선, 자동차 업계 등 실물 부문도 곳곳이 지뢰밭이다. 막장은 기분좋게 마무리하되, 우리 경제가 이제 겨우 '기나긴 터널'의 입구에 들어섰을 뿐이란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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