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난 1년, 후회도 있고 보람도 있어"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12.3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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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장관, 올 마지막 국무회의서 새 정부 1년 소회 밝혀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지난 1년을 회고하면 후회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고 새 정부 출범 1년에 대한 감상을 밝혔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다.

"오늘이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 인 만큼 각자 돌아가면서 지난 1년의 소회를 한마디씩 하자"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제안에 따라 이 대통령과 장관들은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이명박 대통령=지난 1년을 회고하면 후회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 그러나 발전하는 조직은 어려움 속에서 배우는 조직이다.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소심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담대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국무위원들은 자기가 맡고 있는 행정 분야와 현안에만 몰두하지 말고 항상 고개를 들고 바깥을 봐야 한다. 우리가 복잡한 역사적인 과제를 안고 출발을 했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런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일한다는 것이 어떻게 본다면 보람이고 행복일 수 있다. 항상 긍정적으로 여유를 갖고 일해 달라. 좀 더 투철한 사명감과 의식을 갖고 전도사 역할을 해 줘야 한다. 그래야 공직사회가 따라온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최근 출입기자단과 송년회를 했다. 그중에 한 분이 18년 기자생활을 했는데 지난 17년간 쓴 것보다 올해 기사를 더 썼다고 할 만큼 올해 일이 많았다고 하더라. 내가 과거 왕조시대에 호조판서를 포함하여 역대 모든 재무 책임자중 가장 많이 돈을 써본 사람일거다. 원 없이 돈을 써봤다.(감세, 추경편성 등 엄청난 재정 지출을 의미한 발언)

정정길 대통령실장=민주화, 산업화 압축 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들이 결국은 분출하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불신 풍조가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약간의 잘못된 실수나 틈이 크게 확산되거나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과거의 흐트러진 것을 바로잡아가면서, 또 중심을 잡고 사태를 미리 예견해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년 1월 1일이 새 출발점이라는 각오로 뛰자. 각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해서 대통령에게 짐이 되지 말고 힘이 되는 각료가 되자.


전광우 금융위원장=올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45개국 주식시장 가운데 우리가 10위 성적을 올렸다. 시장의 패닉상태는 상당히 진정이 됐고, 내년은 소띠 해로 기축년이다. 영어로 불(Bull)이니까 시장도 활성화 될 것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올해 거의 매달 한 번 꼴로 대통령께서 외국에 나가서 정상회담을 하셨는데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이른바 정상외교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내년에도 아마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 초기에 워크숍 같은 것들 하고 해서 국무위원 직 수행에 도움이 많이 됐는데 자기부서 소관이 아닌 다른 부서의 얘기도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



한승수 국무총리=과거에는 정상이 외국에 나가면 조마조마 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이 대통령께서 워낙 대외관계 일들을 잘 하시기 때문에 자랑스럽고 나라로서도 복된 일이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과거보다 집단행동이 많이 자제되고 노사문제도 어느 때보다 상당히 안정된 편이었다. 물론 촛불시위 때 한 백 여 일간 동분서주했는데 그래도 잘 극복이 됐다. 우리가 경제위기 속에서 상당히 박진감 있게 효율적으로 대처해 국민들이 상당히 호응하고 있는데 이런 대처가 좀 진작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새해에는 더욱 '필사즉생'의 각오로 한목소리로 단결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자기모양 갖추기나 좌고우면 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이상희 국방부 장관=6.25전쟁, 군의 정치개입, 이념갈등까지 군 조직의 60년 역사의 침전물을 극복하는 한 해였다. 어쨌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군기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고들로 부끄럽고 착잡한 한해였다.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쇠고기 파동 때 우울증에 걸릴 뻔 했다. 경제위기를 대한민국이 가장 잘 그리고 가장 빨리 벗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국민들한테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보고를 앞당겨서 속도전을 펴고 있는데 내년에 이런 것들이 행동으로 보여 져야 할 것 이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쇠고기 파동 겪으면서 역시 신뢰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고, 멜라민, 직불금 등을 거치면서 더욱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제위기극복 과정에서도 국민신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지난번 대통령께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가셨던 것은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오늘 현재 노사 분규가 3건 밖에 안 남았는데 예년보다 분규가 빨리 타결된 것은 비정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며 내년에도 기조를 유지하겠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해외에서 한국을 보는 것 보다 우리가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자신감을 갖고 대응하면 헤쳐 나갈 수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거에는 장관이 1년에 대통령보고를 몇 번 하기 어려웠는데 최근에는 수시로 보고하고 토론하고 하기 때문에 정말 일하기 쉬워졌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공직생활을 삼십여 년을 했는데 올해가 가장 열심히 뛰었던 한해였던 것 같다. 대통령과 총리께서 앞장서신 것은 국민의 신뢰제고에 아주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여러 가지 이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랜 교수생활하면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습관 이었다. 국무회의 하면서 아침 회의와 조찬 때문에 일찍 일어나면서 아직도 잠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서너 달 지나서 익숙해 졌지만 쉽지 않다.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보람은 기업에 대한 잘못된 시각과 정책을 바로잡은 것이고, 아쉬운 것은 아직도 새 정부의 정책을 이념화, 정치화해서 갈등을 부추기는 현상이 안타깝다.



양건 국민권익위원장=공직을 처음 맡았을 때 예산 낭비가 많다고 느꼈다. 부처이기주의를 벗어나야 한다. 국정에는 작은 일, 큰 일이 없다. 작은 일이 큰 일로 비화하기도 하는 만큼 세심하고 치밀하게 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자율토론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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