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주식 순증으로 증시 버팀목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오상헌 기자 2008.12.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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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비중 축소?..."순증액이 중요"...채권시장도 "나쁘지 않다"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국내 주식을 얼마로 가져 가겠다는 목표치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집행하는 자금이 중요하다."

국민연금이 29일 2009년말 국내 주식의 목표 비중을 당초 20.3%에서 17%로 낮춘데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목표 비중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증시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목표치 자체 보다는 실제 얼마나 자금을 증시에 투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내년도 국내 주식 투자액이 순증됐다는 점은 여전히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하향에 대해 '부정적'보다는 대체적으로 '중립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목표 비중을 정한다는 점에서 올해 증시 하락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목표치의 현실화'라는 것.

또 올 연말 국내 주식 예상 비중이 12% 정도이기 때문에 내년도 목표치를 17%로 낮췄지만 투자는 계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내 주식의 목표 비중을 낮췄지만 국내 주식에 배분되는 여유자금은 순증액이 17조3000억원으로 당초보다 증가한다.



A투자자문 고위 관계자는 "올해 주가가 급락하면서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낮아져 있기 때문에 목표치를 낮추더라도 이 비중을 맞출려면 자금을 계속 투입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의 주식비중 축소가 더이상 증시의 총알받이나 인위적인 주가 부양의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수가 2000포인트에서 17조원 순증하는 것과 1000포인트에서 17조원 순증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만 높혀 놓고 실제로는 그만큼 사지 않았는데 중요한 것은 실제로 사느냐"라고 강조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투자 비중을 결정할 때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올해 주가 떨어진 것을 감안해서 자연스럽게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는 중립적이고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함성식 대신증권 투자정보부장도 "주식투자 비중은 낮아지지만 절대금액은 커지므로 증시 안전판 역할을 계속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국내외 주식투자 비중 29%라는 장기플랜을 천명해 왔기 때문에 주가가 빠지면 그만큼 집행을 많이 해서 그 비율을 맞추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시장에 심리적으로 안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도 "순자산기준 주식 비중이 감소했기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내년에도 계속 이 수준에서 횡보 내지는 등락을 반복한다면 뉴머니가 계속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비중 확대에 대해서도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채권수익률이 좋기 때문에 연금 입장에서는 리스크 대비 수익으로 보면 채권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 시장 상황에서는 채권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시장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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