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허허벌판에 쇼핑고수들 다 모였네

김해=박희진 기자 2008.12.2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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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10일간 매출 91억, 연일 문전성시

↑지난 26일 찾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 내부 모습. 아울렛 중앙에 위치한 샤롯데광장 주변으로 다양한 매장이 들어서있다. ↑지난 26일 찾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 내부 모습. 아울렛 중앙에 위치한 샤롯데광장 주변으로 다양한 매장이 들어서있다.


전국이 강추위로 떨던 지난 26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은 쇼핑열기로 뜨거웠다.

김해공항에서 택시로 이동 중 "저렇게 허허벌판에 있는데 누가 물건을 사러 가겠나"는 택시기사의 말은 '기우'였다.

오전 11시 개점 시간에 맞춰 삼삼오오 쇼핑객들이 몰려들어 경남, 부산 일대에 처음으로 생 긴 프리미엄 아울렛에서의 쇼핑을 만끽했다.



"그나마 오늘은 사람이 없는 편이라예. 어제는 말도 몬하게 많았어예. 근처 장유사람들은 한 번씩 다 와봤을끼라예." 화장실에서 만난 관리 담당 아주머니의 말에서 김해점의 최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지난 17일 개점 첫날, 줄까지 서서 개점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개점 5일만에 방문고객이 15만명을 넘어섰다. 오픈 6시간반만에 매출이 첫날 목표 10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10일간 누적 매출은 91억원으로 목표대비 150% 초과달성했다.



첫날 입출입 차량만 9000대. 그에 비해 주차장은 1000대 규모에 불과해 이용객들은 첫날부터 '주차와의 전쟁'을 벌여야했다. 기대 이상의 폭발적 수요에 개점 첫 주말 직후 김해점은 밤샘 작업까지 벌여 주차공간을 배로 늘려야했다.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셈.

초기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김해점이 들어선 김해관광유통단지 일대가 아직은 '허허벌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쇼핑객이 얼마나 몰려들지는 내부적으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산, 김해, 창원, 마산 등 인근 지역에서 차를 몰고 밀려든 '쇼핑 나들이객'으로 연일 문전성시다.

앞으로 2012년까지 극장, 스포츠센터, 호텔까지 들어서면 김해관광유통단지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해관광유통단지는 전체 27만평 규모로 현재 개발된 것은 4만평에 불과하다. 1단계로 2만3000평 규모의 아울렛 김해점이 문을 연 것이다.
김해 허허벌판에 쇼핑고수들 다 모였네
김해점은 부산, 마산, 진해, 진주 등 인근 도시에서 대부분 20~40분 거리에 불과해 인근 지역민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이용객들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부산이 40%, 김해가 30%, 창원 등 기타 경남권이 30%를 이루고 있다.


초기 성공 요인에 대해 박동희 김해점 점장은 "전체적인 컨셉트를 놀이공원으로 잡고 야외광장에서 환상적인 퍼레이드를 선보이는 등 김해점을 테마형 쇼핑공간으로 꾸민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모던한 인테리어의 쇼핑 공간은 물론, 아동놀이터, 도서관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가족단위 고객들이 쇼핑을 하면서 동시에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든 것. 박 점장은 "백화점의 경우, 평균 체류 시간이 1시간 정도인데 김해점은 2.5~3시간 정도"라며 "놀러가는 기분으로 고객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이 가족단위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시설이 가족단위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편의시설은 쇼핑에 쉽게 지치는 남성 고객들에게 단연 인기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김해점을 찾은 손일선(32, 울산)씨는 "아내가 쇼핑을 하는 동안 아동놀이터에서 아이를 보며 쉴 수 있어 편리하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울산에서도 차로 1시간밖에 되지 않아 가족단위로 찾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김해점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롯데백화점 입점 브랜드로 1~2년차 이월상품을 30%에서 최고 70% 할인 판매한다.

매장별로는 버버리가 가장 인기다. 버버리 매장은 5명 단위로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로 고객이 몰려들고 있고 폴로, 빈폴, 나이키 등 대표적 해외 유명 브랜드도 인기몰이중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아울렛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지만 버버리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명품브랜드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창원에서 온 정혜자(58)씨는 "그저께 오고 또 오긴 했지만 살만한 물건이 별로 없다"며 "이월상품이라 제품 상태도 별로고 명품이라고 할 만한 브랜드도 없다"고 말했다.

버버리 매장에서 만난 최숙희(45, 부산)씨도 "정가보다 많이 싸다고 하는데 제품이 동일하지 않아 단순 비교는 어렵지 않냐"며 "이월제품이니 가격이 꼭 저렴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교통 체증도 문제다. 교외에 위치, 방문객의 90% 이상이 자가용을 이용하는 구조다 보니 일대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



백화점 브랜드가 주를 이루다보니 인근 롯데 백화점에 카니발리제이션(자기시장잠식)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동희 점장은 "부산에 롯데 백화점이 3개가 있는데 부산은 전혀 영향이 없다"며 "창원지역이 다소 영향을 받고 있지만 좋은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김해점만의 고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해 허허벌판에 쇼핑고수들 다 모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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