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비상경영 속 우울한 41주년 생일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8.12.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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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창립 41주년..특별한 생일잔치는 없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습니다. 조용하게 보낼 예정입니다."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가 29일 창립 41주년을 맞이한다. 올해 생일은 특히나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기념식도 예정돼있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대내외 자동차 산업의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다 현대차가 지난 22일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가 "올해 판매실적이 당초 480만대에서 420만대 수준으로 줄어들고 해외판매 재고도 106만대(3.9개월 물량)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든 한해가 될 것 같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현대차는 이미 관리직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과 환율 및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2006년 2월에 이어 세번째다.

각 공장별 조업시간도 평균 4시간 가량 축소했다.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의 버스생산라인은 2교대에서 1교대제(주간8시간+야간0시간)로 바꾸기로 했다. 여기에 수요가 줄어든 울산2공장(싼타페·베라크루즈 생산)이 내년 1월 11일까지 혼류생산을 위한 라인점검과 노후설비 교체에 들어갔으며, 아산공장(그랜저TG·쏘나타 생산)도 1월4일까지 생산라인과 설비 점검을 실시하면서 사실상 공장 가동을 멈췄다.



26일 단행한 정기 임원 승진인사에서도 비상경영 체제를 이끌어갈 핵심 인재들로 진용을 갖췄다. 자연스런 '세대교체'와 함께 부회장단을 폭넓게 포진시켜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는 평이다.

특히 연구개발(R&D)과 품질, 생산 부문의 승진임원 비율을 높여 미래성장의 기틀을 다졌으며, 판매 및 마케팅 부문을 강화해 '글로벌 총력 판매체제'를 구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몽구 회장이 앞서 "환경친화적인 차량개발로 미래시장을 선도하고,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의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신흥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은 떠들썩한 생일잔치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경영전략을 짜고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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