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금 상생이 필요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12.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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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협력사 대상 자금 및 기술 지원, 특허공유 등 전방위 협력

"이제는 개별 기업이 경쟁하기보다는 기업이 속한 네트워크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포스코와 협력회사들이 힘을 모아 헤쳐나간다면 지금의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지난 11일 '범 포스코 상생경영 선포 및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글로벌 위기 극복 방안으로 '상생'을 내걸었다. 독불장군처럼 한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기업이 속한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조했다.



포스코가 협력 중소기업에게 많은 것을 주는 입장이지만 그것 자체가 포스코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이다. 1900여개 협력사를 포함한 주변 경쟁력을 키워야 긴박한 세계 경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는 판단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범 포스코 상생경영 선포 및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포스코의 기업이념을 공유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지난 11일 포스코센터에서 있었던 '범 포스코 상생경영 선포 및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포스코의 기업이념을 공유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포스코는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중기 상생협력 비전으로 채택했다. 역량 있는 중소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함께 확보해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하자는 취지다.



포스코는 내년 투자도 대폭 늘려 최악의 경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일조할 계획이다. 올해 3조4000억원에서 내년 6조원으로 투자를 확대키로 했다. 또 기존에 조성한 4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펀드 외에 추가로 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외주파트너사들이 노후설비 교체와 신규 장비 도입시 필요한 자금을 낮은 이율로 대출해주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중기청과 100억원 규모의 민관 공동 연구개발(R&D) 펀드를 추가로 조성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범 포스코 상생경영 선포 및 공정거래 협약식' 장면.↑'범 포스코 상생경영 선포 및 공정거래 협약식' 장면.
◇"협력사 자생력 확보가 상생 기초"


포스코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자생력을 키워주기위한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긴급 수혈로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면역체계를 공고히 다져주는 게 진정한 협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6년 9월부터 맞춤형 중소기업 기술 지원 사업인 '테크노파트너십'을 시행하고 있다.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테크노파크와 합동으로 기술자문단을 구성해 중소기업에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사업 시행 1년만에 34개 중소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술 지원 지역을 광양으로 확대하자 올해 9월말까지 참여기업이 55개로 늘었다.
↑지난달 25일 중소기업 지원 펀드 조성을 위해 신한, 우리은행과 협약식(MOU)에서 이동희 부사장(가운데)이 서명하고 있다.↑지난달 25일 중소기업 지원 펀드 조성을 위해 신한, 우리은행과 협약식(MOU)에서 이동희 부사장(가운데)이 서명하고 있다.
이후 전남테크노파크와 순천대가 기술자문단에 동참, 2006년 이후 현재 기술자문 1020회, 301건 등이 이뤄졌다.

올해부턴 그룹 내 박사급 전문인력 600여명을 통해 중소기업에 기술을 지원해주고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에서 운영하는 중소기업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를 전 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성과공유제는 포스코와 협력사가 공동으로 과제를 수행하고 얻은 결실을 협력사들에 돌려주는 제도다.

◇"특허공유로 기술 문턱 제거"



포스코는 또 자신이 보유한 특허를 공급사가 활용할 수 있게 문을 열어주는 방식으로 특허기술을 이전해주기도 한다. 협력사가 포스코에 납품하는 경우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만약 포스코의 특허기술을 활용할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해당 기업이 원한다면 포스코가 지원가능성을 검토한 후 무상으로 연구 및 실험을 지원해준다.

중소기업과 포스코가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할 때는 출원에서부터 등록, 관리유지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포스코가 부담한다. 지난해의 경우 7개 중소기업과 9건, 올해 9월말까지 6개 중소기업과 6개 공동특허를 출원했다.



포스코는 중소기업들과 상생협력을 강화한 결과 성진E&I, 서울엔지니어링 등 포스코 협력사들이 지난 11월 대ㆍ중소기업협력대상에서 각각 대통령 표창과 전경련 회장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 2003년 이구택 회장이 취임한 지 2년여후 중소기업 지원책이 다양화됐다. 중소기업들에 기술을 지원하고 특허를 공유하는 일련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대부분 2005년 이후에 마련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근간인 기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기업가치가 증대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협력사 전체의 기술력을 조직력으로 승화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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