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외국인CEO, "우울한 세밑 겨울휴가"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2008.12.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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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가동 중단 속 그리말디 GM대우 사장, 위르띠제 르노삼성 사장 고향행

GM대우의 국내 모든 공장이 가동중단에 들어간 지난 22일,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은 조용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겨울휴가를 보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예년과는 달리 마음이 영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GM의 임원들은 1년에 한달 이상을 휴가로 쓸 수 있지만 개운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어려운 처지다.

그리말디 사장은 지난 여름에도 노사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하계휴가를 보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올 연말엔 내년 1월 4일까지 부평, 군산, 창원 등 모든 공장의 가동이 멈췄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연말에 지급할 성과급 100%의 지급도 내년 3월말로 유예해 놓은 상태다.



휴가를 보내면서도 앞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느라 골몰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예년 같으면 1월 중순까지 미국에서 휴가를 즐기겠지만 올해에는 공장가동이 재개되는 1월 5일을 전후해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말디 사장은 미국으로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지금은 글로벌 시장 전체가 어려운 시기"라며 "임직원과 노사 모두 힘을 합쳐 이번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자동차 사장도 출장과 연말 휴가를 겸해 지난 18일 고향인 프랑스로 떠났다. 위르띠제 사장은 성탄절과 연말을 프랑스에서 가족들과 보낸 뒤 내년 초 귀국할 예정이다.

하지만 르노삼성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 경기침체에 따른 물량조절을 위해 지난 24일부터 31일까지 부산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공장 관리와 설비 테스트, 연구부문 등 일부 인력을 제외한 2000여명의 생산직 전원이 유급휴무에 들어갔다. 회사 안팎에서는 여전히 희망퇴직설이 끊이질 않는다.

위르띠제 사장은 매년 휴가철이 되면 "(휴가를) 재충전의 시간으로 잘 활용하라"며 '휴(休) 경영'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그 역시 올 연말엔 쉬는 것 보다는 내년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고심을 거듭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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