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위축·구조조정시대..리츠시장 '잰걸음'

더벨 길진홍 기자 2008.12.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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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구조조정 매물 기대..코람코 등 기존운용사 독주시장의 '판도변화'

이 기사는 12월22일(16:1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실물경기 침체로 얼어붙었던 리츠 시장이 최근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기업들이 2009년 자산매각을 본격화 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8년 하반기 리츠 상품을 위탁관리하는 운용사(AMC)가 지난해 9곳에서 17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 이후 JR자산개발, 하나AIM에이엠씨, 피닉스에이엠씨, GE자산관리코리아 등 4곳이 본인가를 받았다. KIB리츠파트너스, 마스터에셋매니지먼트 등도 예비인가를 통과했다.

리츠 위탁관리와 투자회사를 겸하는 다산자기관리, 골든나래개발전문자기관리 등도 영업인가를 받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내년 2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법률’(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자산 운용업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리츠 운용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 유동성 압박에 따른 고강도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자산 매물출현 등이 운용사 설립에 불을 지폈다.

국토해양부 부동산산업과 관계자는 “외환위기 직후 외국계 자본의 기업 구조조정 매물 독식과 막대한 차익실현을 지켜본 국내 자본이 최근 리츠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유동성 압박으로 인력감축, 자산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건설사들의 보유 부동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설 리츠 관리회사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코람코자산신탁 등 일부 운용사가 독주해온 기존 시장에 적잖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리츠 운용업계 관계자는 “신설 리츠 운용사 중심으로 국내 기관과 외국계 자본 등이 연계한 상품 개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11월 설립된 JR자산개발의 명제광 이사는 “리츠 운영 노하우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상품 유형과 개발 구조가 다양해지면서 공략할 수 있는 틈새도 커지고 있다”며 “강남 테헤란로 등 규모는 작지만 입지가 좋은 도심지 B급 빌딩 공략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초기부터 관여하는 개발형 리츠도 속속 준비 중이다. 피닉스에이엠씨 여영종 사업본부장은 “기업 구조조정 리츠는 경기 불황이 닥쳐야 활성화가 가능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수익 구조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개발형 리츠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골드나래개발전문자기관리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스위스의 민간 에너지기업 EGL과 지열발전소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막판 실무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군인공제회, 사학연금, 국민연금 등의 국내 기관들도 자본출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개발잠재력이 큰 사업”이라며 “특히 지열과 태양열을 이용한 저탄소 산업은 정부가 육성하는 국책사업으로 투자가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신설 리츠 운용사들에 대한 상품 개발능력과 운용 노하우의 검증이 우선 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코람코자산신탁 조갑주 상무는 “리츠 시장이 넓어지고, 운용사들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하지만 무작정 상품 출시에 뛰어들기 보다는 운영 노하우 축적으로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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