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처음처럼' 삼키면 롯데 '넘버4'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12.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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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단순 합계해도 1조5000억원… OB맥주 인수戰도 관건

두산 주류사업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롯데칠성음료가 그룹 안팎에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매출 1조원이 넘는 음료업계 공룡에서 이젠 주류업계에서도 거물로 우뚝 서게 된 것. 여기에 향후 OB맥주까지 인수한다면, 그룹 내 롯데칠성음료의 위상은 한층 높아지게 된다.

유통 강자인 롯데쇼핑 등 그룹 차원의 든든한 지원 사격에 M&A 시너지 효과가 막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매출을 기존으로 한 롯데그룹 내 계열사의 서열은 올해 10조원 돌파가 유력한 롯데쇼핑이 단연 1위, 롯데대산유화를 흡수 합병해 매출 8조2000억대로 커진 호남석유화학이 그 뒤를 잇는다.

롯데건설이 3조5200억원대로 3위,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가 1조3600억원으로 4위, 롯데제과가 1조1300억원대로 '넘퍼 파이브(5)'다.



롯데칠성음료는 1조1100억원대로 그룹 내 6위. 하지만 롯데칠성음료가 두산 주류사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롯데칠성음료가 제과를 제치고 그룹 내 4위로 올라설 태세다.

두산의 주류사업은 처음처럼 등 소주부문이 1600억원, 청하·백화수복 등 청주(660억원), 마주앙 등 와인(420억원), 설중매 등 과실주(100억원), 주정(300억원), 수출(600억원) 항목 등에서 총 매출 36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가 완료될 경우, 단순 합산한 매출은 1조5000억원. 여기에 OB맥주까지 M&A 한다면 성장의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OB맥주의 매출은 6600억원이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고위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고,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문으로의 흡수합병 여부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가 지난달 증류식 소주를 15% 함유한 '천인지오'를 출시하는 등 소주시장에 눈독을 들여온 만큼, 장기적으로는 흡수합병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사업부를 합병한들 당장 주류 매출이 음료 매출을 앞서진 못한다. 수십년간 음료회사로 각인돼 있었는데, 음료회사로서의 정체성이 강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한편, 롯데그룹 내 또 다른 주류사업 회사인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19일 '아사히맥주' 50만 케이스 돌파를 기념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잔치'를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을 비롯, 계열사 CEO들이 다수 참석해 맥주사업 강화 의지를 다졌다.

아사히맥주는 최근 2~3년간 60~70%의 판매량 증가세를 보이며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몫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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