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SRI 규모 40조원으로 늘어난다"

박성희 황국상 기자 2008.12.2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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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빠르면 내년 6~7월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 가입을 계기로 3~4년내 사회책임투자(SRI) 규모를 주식 운용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최소 40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투자에 나서면 국내 증시 투자 환경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2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 회의 결과 빠르면 내년 6~7월 PRI에 가입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며 "앞으로 주식 운용 전체에 PRI 원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PRI는 어떤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기업의 재무적 성과 외에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ESG) 등 비재무적 정보까지 파악해 책임투자를 하겠다는 6개항의 원칙이다. △기업 분석 및 투자 결정에 ESG 관점 적용 △ESG 요소 반영한 주주행동주의 △기업 ESG 정보 공개 요구 △PRI 원칙 이행 보고서 작성 및 공개 등이 골자다.

특히 '서명기관은 운용자산을 PRI 원칙에 맞게 운용한다'는 내용에 따라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 해외위탁 부문까지 SRI 투자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SRI 투자규모는 5000억원으로 전체 주식운용자금 33조5000억원의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PRI에 가입한 후 3~4년 후면 34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를 고려한 곳에 투자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2012년이면 국내주식 투자 규모만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PRI 가입을 앞두고 국내 운용사에 SRI 위탁 운용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현재 국내에선 NH-CA자산운용, 미래에셋, 알리안츠, SH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와 서스틴베스트, 솔라빌러티, 에코프론티어 등 조사회사, 사모펀드회사인 아크투자자문 등 8개사가 UNPRI 서명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PRI는 강제조항은 아니지만 국내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운용사에 ESG 관련 보고서를 요구하면 기업들도 이를 신경쓸 수 밖에 없다"며 "ESG가 기업 투자에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국민연금이 투자의사결정시 ESG 반영 정도를 공개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ESG 관련 투자가 법제화되면 국내 투자 환경도 크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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