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에 나선 이유는?

김경환 기자, 이규창 기자 2008.12.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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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막아라" 안간힘…美금리인하에 대응, 엔강세 막으려는 의도도

미국의 '제로금리' 선언에 이어 일본이 기준금리를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인 0.1%로 낮췄다.
악화하는 경기 침체에 대처하기 위한 적극적 대응책이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의 선제적 인하 결정에 '맞불'을 놓아야하는 절박함도 배어있다.

◇ 내년 '제로성장' 침체 심화 현실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것은 일본 경제가 본격적으로 경기침체에 돌입했다는 전망 때문이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는 지난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일본이 각각 -0.2%, -0.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내각부도 내년 성장률을 지난 7월 제시한 1.6%에서 후퇴해 '제로' 성장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올해 성장률은 -0.8%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했다.

일본 경제가 공식 침체에 빠짐에 따라 일본은행으로서는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었을 것이다.

기업에 대한 CP 매입 지원 역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기업들을 직접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CP 매입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강력한 매세지는 보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와 별도로 BOJ는 20조엔을 투입해 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입할 계획을 밝혔다.

일본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금리 인하 여력이 줄어듦에 따라 유동성 공급을 통한 양적완화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엔강세 막아라

금리 인하는 엔강세를 방지하자는 의도도 있다. 미 연준이 목표금리를 사실상 제로금리로 내린후 엔/달러 환율은 80엔대에 진입하며 13년래 최저치(엔고)를 기록했다.

1993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금리가 일본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 달러에서 엔화로 갈아타려는 자금이동이 급증한 것이 이러한 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엔강세는 일본 경제를 지지하고 있는 일본 수출업체들의 실적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일본 업체들의 실적 악화는 고용감소, 설비투자 감소 등으로 이어지며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한 것은 결국 엔강세가 경제에 미칠 충격을 줄여 수출업체를 도우려는 몸부림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따라 향후 미-일 양국간 달러-엔 환율을 지지하기 위한 신경전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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