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임원들이 이날 경기도 고양시 장애인봉사활동을 마치고 송년회를 갖는 자리를 예정에 없이 방문, 반주를 겸해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최근 경제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인들을 격려한 것.
이 대통령의 이날 '깜짝 방문'에는 교통통제나 경찰 경호도 없었으며, 청와대에서도 김인종 경호처장과 김은혜 부대변인, 임재현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 등만 대동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비공식적으로 청와대 밖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것은 저도 오늘이 처음이다. 호텔에서 열렸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낸 뒤 "올해 고생들 많이 하셨는데 내년에 조금 더 고생을 해야 하니 용기를 갖고 힘내시라고 위로차 왔다"면서 "어려운 것은 시한이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마시라"고 격려했다.
한 참석자는 "20년동안 소상공인들이 이렇게 어려운 적이 없었다"면서 "저 자신도 사업을 접을까 하다가 최근 이 대통령께서 가락동 농수산물을 찾은 모습을 보고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마이크로크레디트(무담보 소액대출) 제도의 활성화에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면서 "제대로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는 영세 상인들이 쉽게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부탁 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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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협회 관계자는 "은행에서 신용등급을 2,3등급 받아도 대출을 해주지 않아 유동성에 큰 악영향이 있다"면서 은행 대출규제 완화를 건의했으며, 한 벤처업계 대표는 정부의 양벌규정 완화조치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 중소기업 간부는 '줄탁동기(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중소기업에 신경을 써주는 만큼 우리도 더 열심히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오늘 미국 시애틀의 한 교포할머니로부터 선물을 받았다"면서 "내가 지난번 가락시장 방문 때 박부자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드렸다는 뉴스를 보고 '이제 목도리가 없을테니 직접 뜨개질을 해서 보낸다'면서 푸른색 목도리를 소포로 보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가난하지만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면서 "그래서 나는 희망을 갖고 있고, 이런 국민들이 사는 나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게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만찬에서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중소기업 구호인 '9988(국내 기업 수의 99%, 고용의 88%를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뜻)'과 '내 힘들다'를 거꾸로 표현한 `다들 힘내'를 외치며 건배를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저녁은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개설한 이른바 '기업인 핫라인'을 통해 참석 요청을 받고 당초 예정에 없이 갑자기 성사된 것"이라며 "내일부터 시작되는 부처 업무보고에 앞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자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