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월가, 환영은 하지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2.1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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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회복 기대" vs "연준, 총알 다 썼다"

'제로금리' 월가, 환영은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16일(현지시간) 예상밖의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 대해 월가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경기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연준의 의지가 그 만큼 강하다는 점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는 것이다. 반면 금리인하 약발이 얼마나 갈 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이날 연준은 기존 1%이던 목표금리를 0∼0.25%로 하향, 사실상 '제로금리'시대를 열었다. 이는 지난 1954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 정도 내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연준은 이로써 지난해 8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360포인트 가까이(4.2%) 오르는 등 폭등세로 마감했다.

◇ 금리 바닥…시장 전환점될까 = 해리스 사설은행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연준이 디플레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뭐든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선트러스트은행의 그레고리 밀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를 회복키려는 시도가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연준이 인정했다"며 "실제 침체는 그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밀러 이코노미스트는 "그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왔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대출을 꺼려해 유동성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다"면서 "(제로수준의 금리로) 모기지 대출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면 주택시장을 지혈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일링턴 자문의 휴 존슨 회장은 "연준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왔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위기는 여전하다"며 "파격적인 금리인하가 약발이 먹힐지, 신뢰가 회복되고 금융시스템이 안정을 되찾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존슨 회장은 "답은 아무도 모른다"며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예상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을 수 있지만 마법처럼 한순간에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 연준, 더이상 내줄 게 없다 =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만큼 내렸기 때문에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드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가 바닥을 때렸다"고 말했다.

애블린 CIO는"기준금리의 변동 범위를 정하긴 했지만 사실상 연준의 탄약이 떨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쉬 샤피로 MF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우울한 경제 전망에 취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연준 관계자는 "중앙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과 경기 침체가 지속될 기간과 침체의 깊이에 대해 대체적으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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