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1급 일괄 사표… 왜?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8.12.16 16:20
글자크기

"참여정부 협조인사 솎아내기"…"이주호 前수석 복귀작업" 분석도

교육과학기술부의 1급 고위공무원 7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16일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12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제로베이스 인사를 실시하기 위해 안병만 장관이 직접 1급들에게 요청한 것"이라고 전했다.

취임 5개월째를 맞은 안 장관이 부처 쇄신 차원에서 인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교과부 안팎에서는 이번 사표 제출에 정기인사 성격 외에 '참여정부 협조인사 솎아내기' 등 다른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최근 끊임없이 불거져 나온 연말, 연초 청와대 및 내각 대규모 물갈이설과 맥이 닿아 있다.



청와대에서 지난 8일 "물갈이는 없다"고 공식 해명하긴 했지만 대규모 인적쇄신 대상에 정진곤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과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교육계 투톱이 이처럼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이들에 대한 청와대 내부 분위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좌편향 교과서 문제 등 정권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들에 대해 안 장관 등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당청 내부에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1급 조치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서 문제 등으로 정권 내에서 코너에 몰린 교육수장들이 1급 물갈이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도모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의 차관 복귀설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 전 수석은 17대 국회 교육위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대선 당시 교육부 해체론 등 이명박 캠프의 교육공약을 입안한 인물이다.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18대 출마를 포기하고 청와대 초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맡았으나 상반기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정진곤 현 수석으로 조기 교체된 바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1급 사표제출과 우형식 교과부 제1차관의 사의 표명을 이 전 수석의 차관복귀설과 연계시켜 '사전 정지작업'을 벌인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 모로 입지가 좁아진 안 장관 등이 여전히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이 전 수석을 차관으로 앉혀 난국을 돌파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교과부 한 관계자는 "이주호 전 수석의 차관 복귀설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인사가 현실이 될 경우 교과부 내 일대 폭풍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