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률 반토막 나면 한국 2.0% 밑돌아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12.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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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수출제품 및 기업이 집중 타격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경우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예상(한국은행 2.0% 제시)을 밑돌 전망이다. 단순 계산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이상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5일 “세계 경제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성장률이 내년 5%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16일 “세계경제와 중국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진다면 수출 중심의 개방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며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급락한다면 전망치 2.0%를 수정해 하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성장률 하향 불가피= 한국은행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내년 2.0%, 2010년 4.0%로 전망했다. 이는 내년 세계 경제가 1.9%, 미국이 마이너스(-)1.0%, 일본이 -0.5%, EU가 -0.8% 각각 성장할 것을 전제로 한 수치다.



특히, 중국이 내년에 세계은행 전망처럼 7.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을 전제로 삼았다. 만약 한국의 최대 수출국가인 중국이 5%대 성장에 그친다면 2.0%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성장률 전망의 핵심 전제 중 하나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기 때문이다.

한은의 거시경제경제계량모형인 `BOK 2004 모형'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약 10%)을 감안할 때,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세계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떨어진다. 따라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세계은행 전망치 보다 2.5%포인트 하락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은 0.25%포인트 가량 내려간다.

이어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0.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0.25%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가량 낮아지게 된다.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 중국 성장률이 급락하면 당장 대중국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

대중국 수출은 2003년을 기점으로 미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2003년 대중국 수출은 351억달러 가량으로 미국 342억달러를 제친 뒤 격차를 키우고 있다.



대중국 수출은 갈수록 커지는 반면 미국 수출은 정체 또는 후퇴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대중국 수출증가율은 2003년 전년 동기대비 48.8%를 기록한 뒤 2004년 41.7%, 2005년 24.4%, 2006년 12.2%, 2007년 18.0%였다.

이에 비해 대미 수출증가율은 4~6%대로 완만하다. 2003년 25.2%. 2004 4.4%를 기록했고 2005년에는 3.5% 감소했다. 이어 2006년 4.5%, 2007년 6.0%였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대중국 수출은 22.1% 증가한 반면 대미 수출은 4.2% 증가에 그쳤다.



2007년 기준으로 전체 수출 중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2.1%로 가장 많았고 EU 15.1%, 미국 12.3%, 일본 7.6% 등이었다.

◇중국 위축은 초대형 악재= 한국의 대중국 수출 품목은 정보기술(IT),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군으로 구성돼 있다.

한은에 따르면 2007년 연간 기준으로 대중국 수출품목 비율은 IT 35%, 화학공업제품 19.3%, 기계류 12.2%, 반도체 11.3%, 컴퓨터 7.2%, 디스플레이 7.0%. 철강금속 7.0%, 무선통신기기 6.9% 등이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일본에서 부품 소재 등을 수입해 이를 고부가가치화한 뒤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특히 대중국 수출품목이 한국의 대표적인 주력 제품이기 때문에 대중국 수출감소에 따른 체감 충격은 훨씬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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