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사람들 먹여 살릴
유용한 방법 그러나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왼쪽)과 에이미 도미니 도미니사회투자 회장.
에이미 도미니 도미니사회투자 회장(이하 도미니)=우선 SRI의 정의가 달라졌다. 20여 년전엔 기업들이 나쁜 일을 하면 우리는 "20~40년이 지나도 사람들이 당신(기업)들의 일을 기억할 것이다"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이들이 "SRI는 기업이 더 나은 경영을 하게 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책임투자 원칙은 투자 대상기업이 어느 정도 지속가능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답을 알려줄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행도는 한 기업이 얼마나 좋은 기업인지를 드러내주는 유용한 척도다.
도미니=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미국 사례를 들고자 한다. 월스트리트와 금융서비스는 많은 이들이 중요하다고 동의하는 비즈니스다. 하지만 워싱턴은 그들 금융기관들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정교한 이해가 없었다. 나는 2년 전 몇몇 상원의원들의 모임에 패널로 참가해, 전 세계 은행자금이 대략 600조 달러인데 전 세계 GDP의 총합은 60조 달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금융은 세계에 그 어느 것보다도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 왜 당신들은(상원의원들은) 정보 공개를 요구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들(미국 정치인)은 이 작은 행성에서 일어나는 금융투기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은 100% 완전히 바뀌었다. 모든 정부들은 이제서야 금융투기가 사회에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을 뿐더러, (금융투기의) 고용창출 효과도 금융투기의 해악에 비해선 미흡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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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풀기 위해 나는 나만의 답을 가지고 있다. 금융투기 활동에 비용을 물리면 된다. 금융투기에서 얻는 이익에 95%의 세금을 붙이는 것도 방법이다. 현실적이진 않은 대안이긴 하다(웃음). 금융투기의 해악을 최소화하는 또 다른 방법은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법인들의 수익을 알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세계 금융위기로 전 세계적으로 M&A(인수합병) 물량이 많아졌다. 우리(골든브릿지)는 이럴 때 회사를 인수해 구조조정을 해 돈을 번다. 응급실의 외과의사처럼 과감하게 잘라낼 건 잘라내 기업을 살리는 게 우리 역할이다.
우리는 그동안 100여건에 가까운 M&A를 진행해 거의 대부분 성공시켰다. 죽어가는 기업을 구조조정해 5만 여명의 일자리를 유지했다. 아이로니컬한 결과다.
지금처럼 세계 경제가 어려우면 우리 같은 전문금융사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과 SRI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도미니=매우 도전적인 질문이다. 구조조정에 SRI를 적용하는 기업은 많진 않다. SRI는 투자대상기업이 부적절한 경영이나 부패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더 잘 경영하도록 하는 도구다. 그러나 구조조정 방식의 금융에선 당신(골든브릿지)의 방식, 즉 구조조정 대상 회사를 살리는 게 우선일 수 있다. 구조조정에 SRI를 적용하는 건 매우 어려운 과제다.
원래 금융의 기능은 거래다. 금융은 투자이익을 추구하기에 앞서 거래 활성화 등 본연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이나 자본주의가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유용한' 방안이라는 이유로 선택되었을 뿐이다.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왼쪽)과 에이미 도미니 도미니사회투자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