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규모 부동산 PF가 부실위험에 빠진 이유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08.12.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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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앞서 1조원대 초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여있다는 보도가 나갔는데, 이같은 일이 왜 벌어졌고, 해결책은 없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김성호 기자. 좌초 위기에 놓인 양재동 프로젝트는 어떤 사업인가요?





답변=네. 양재동 프로젝트는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용지를 복합유통센터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이 곳은 지리적 위치가 좋아 유통 물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는 곳이어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특히 양재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강남 지역을 주요 상권으로 하는 하나로마트,이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이 몰려 있고,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초 장기임대 계약을 통해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을 입주시키기로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양재동 프로젝트는 1차, 2차 사업으로 나눠 진행되는데요, 파이시티와 파이랜드가 시행을 맡고 있으며, 대우자동차판매, 성우종합건설 등이 시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인 만큼 프로젝트파이낸싱 규모도 메머드급인데요, 부동산펀드가 6400억원을 투자했고, 자산유동화기업어음과 자산유동화대출이 각각 2200억원, 2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여기에 일반 대출 100억원 등 총 모두 8900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질문=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사업인데, 왜 문제가 발생했나요?

답변=문제는 이 사업에 투자한 금액의 상당금액이 내일 만기가 돌아오는데, 부동산 경기침체로 상환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본래 부동산 개발사업은 최초 투자금으로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가야 하는데, 차주는 투자가 시급하고, 대주 입장에선 이익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빚을 내 빚을 갚는 식의 리파이낸싱 구조로 이뤄집니다.

시행사는 최초 투자받은 금액을 토지 매입과 공사비용으로 사용하고 이차 투자금액으로 이를 상환하게 되는데요, 빌딩이 완공되면 분양과 임대 수입을 이차 투자자들에게 주는 방식입니다.

양재동 프로젝트 역시 이같은 리파이낸싱 구조로 자금이 투입됐는데요, 총 투자금액인 8900억원 가운데 6400억원이 내일 만기가 돌아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신용경색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시행사가 이차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했고, 결국 시행사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일단 시행사가 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되면 지급 보증을 선 시공사가 이를 책임지게 돼 있는데요, 이것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시공을 맡은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 등도 상황이 안좋기는 만찬가지인데요, 6400억원 가운데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책임져야 하는 금액은 각각 1830억원입니다.

성우종합건설은 모회사인 현대시멘트가 추가 지급보증을 섰지만, 문제는 대우자동차판매입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지난달 10일 만기가 도래한 8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위기에 놓인바 있는데요, 당시 대우자동차판매는 만기연장으로 간신히 부도 위기를 면했지만 신용등급은 트리플 B 플러스에서 트리플 B로 하락했습니다. 따라서 만일 양재동 프로젝트 문제마저 떠 안게 될 경우 상황이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시공사 뿐만 아니라 금융주선 기관인 우리은행도 880억원가량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만기가 코앞인데, 해결방안은 있습니까?




답변=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기가 코앞인 상황인데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이차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심각해 지면서 현재 시공사와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채무상환 연기와 추가대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부동산펀드의 경우는 의견대립이 더욱 첨예한데요, 이 펀드에는 일반 개인뿐만 아니라 교원공제회 등 연기금과 법인들이 상당수 투자했습니다.



따라서 시공사와 우리은행 등은 만기를 연장하고 리파이낸싱을 재추진하자고 요구하고 있는데, 부동산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은 현재로선 만기연장이 의미가 없다며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은행과 시공사들은 연 19%의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2개월 만기연장을 요청해 놓은 상탭니다.

앵커=그렇군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는 물론 각종 투자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초대형 부동산 개발사업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김성호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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