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PF 부실, 시공 건설사로 불똥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김성호 기자 2008.12.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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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만기 채무연장해도 의미는..지급보증사 대우차판매, 성우종합건설

15일 좌초위기를 맞은 양재동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에 따르면 시행사가 오는 16일 만기도래하는 6400억원의 채무를 상환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인 것이다.

2차 사업 시행사인 파이랜드와 1차 사업 시행사인 파이시티는 대주주가 같은 회사들로 한 곳이 채무상환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곳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즉 양재동 프로젝트 전체가 타격을 입는 것이다.



시행사의 채무불이행시 대우차판매 (0원 %)와 성우종합건설 등이 약속한 채무를 인수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자금난으로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대우자동차판매는 지난달 10일 만기가 도래한 850억원의 ABCP를 막지 못해 부도 위기에 놓인 바 있다. 당시 대우자동차판매는 만기연장으로 간신히 부도 위기를 면했지만 신용등급은 BBB+에서 BBB로 하락했다. 또 성우종합건설도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낮아진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양재동 프로젝트의 채무인수로 인해 대우차판매가 또 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양재동 프로젝트와 관련, 대우차판매가 약속한 전체 채무인수 금액은 2580억원에 달한다. 이는 대우자동차판매 자기자본의 31%에 달하는 금액이다.



시행사의 채무불이행에 이어 대우자판 등이 약속한 채무인수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양재동 프로젝트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부동산펀드에는 일반 개인뿐만 아니라 교원공제회 등 연기금과 법인들이 상당수가 투자했으며,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사 등도 ABCP과 ABL 등에 직접 투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시공사와 금융기관들은 16일 만기도래하는 6400억원 규모의 채무에 대해 상환 연기, 추가대출 등을 협의 중에 있지만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2200억원 규모의 ABCP의 경우 만기연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약정상 시행사가 요구할 경우 내년 3월25일까지 1회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다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투자했기 때문.


문제는 수익자가 불특정 다수인 부동산펀드다. 부동산펀드가 대출형식으로 투자한 금액중 3900억원이 16일 만기도래한다. 이에 대해 시공사와 우리은행 등은 연 19% 선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부동산펀드의 채무상환을 2개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만기연장과 관련 부동산펀드 운용인 하나UBS자산운용과 판매사(증권사)들은 두 차례 논의를 진행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펀드 운용은 운용사 권한이고, 펀드 만기가 내년 2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2월까지 만기연장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아직은 미지수다. 증권사들은 "부동산경기 악화된 현재로선 만기연장이 의미가 없다"는 주장하고 있다.

운용사와 증권사들은 조만간 3차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시공사들이 요청한 연 19%의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2개월 만기연장을 요청해와 협의중”이라며 “펀드 만기가 내년 2월이기 때문에 만기연장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에선 인공호흡기를 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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